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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시골마을
누렁이가 도와주었던 농사일
경운기, 트랙터, 이양기 농기계가
도맡아서 척척
이제 소는 일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고먹으며
잡혀먹는 비육소로 길러졌다.
한두 마리
외양간에서 여물 먹고
일하던 소들
커다란 축사에서
수십, 수백 마리
사료 먹고 볏짚 갈무리해놓은
공룡알(곤포사일지) 먹으며 뒤룩뒤룩
가축시장으로 팔려나가
도축장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식탁에 쇠고기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가을이면
겨우내 소 먹일 공룡 알 만들었다
시골 들판 볏짚들은
래핑기로 비닐 칭칭 감겨
곤포사일리지 뭉치가 되었다.
시골 마을 마다
커다란 축사가 들어서고
공룡알이 들판을 지켰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