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 칼럼] 기후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

조윤지

코스미안 뉴스에서 진행하는 인문 칼럼 공모전의 제6회 당선작이 공개됐다. 작년 내가 참여했을 때와 달리, 당선작에는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었다. 불과 일 년만의 변화였다. 고무적이었다. 

 

그 일 년 사이에 기후 위기에 대해서 공감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졌다. 문득 작년 시상식이 생각났다. 다른 수상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채식하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었다. 떡갈비 대신 비건 콩고기를 부탁하며 혼자만 다른 메뉴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올해는 어땠을지 모르겠다만. 

 

기후 위기에 대해서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지자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반가웠다. 기대를 안고 공개된 당선작들을 읽어 보았다. 개인적으로 ‘탄소 중립’이라는 다소 정치적인 언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해결된다는 얄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전환”이라는 과감한 단어를 사용한 만큼, 현대 문명의 한계점과 바람직한 전환의 방향을 짚어낸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협정이나 조약, 정부 규제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넷제로를 달성하자는 식에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당선 칼럼에서는 콘크리트 문명의 영속 불가능성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탈-화석 연료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 기후 위기 담론에서 이 정도까지 나아가는 것도 드물었기에 놀라움을 느꼈다. 

 

소규모 자영 농업에 대한 운영, 육식의 축소, 그리고 지역에서의 자립으로 나아가는 것은 지구 위에서 인류가 삶을 이어나가고 싶다면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지속 가능한 인류는 지속 가능한 소비를 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로부터 벗어나 자립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류 문명은 다음 해, 그다음 해를 거듭해 다음 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자연 친화적인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며, 자본주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접근권한을 차단해 만들어 낸 체제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의 유리에 대한 지적, 인간과 자연의 재연결 작업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좋았으나 ‘친환경 기업의 상품 소비’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은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다 보면 분명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조윤지]

칼럼니스트

제5회 코스미안상 대상

이메일: younji0621@naver.com 

 

작성 2024.11.14 10:10 수정 2024.11.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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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