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코를 풀고 나서

심후섭

 

코를 풀고 나서

- 나무도 화를 낼 수 있다

 

 

코를 풀고 나서

길가 나무 등걸에

손을 닦았더니

 

- 아얏!

 

나뭇잎 뒤에 숨어있던 가시

내 손가락을 폭 찔렀다.

 

- 에잇!

 

힘주어 걷어찼더니

후두둑 쏟아지는 물방울!

 

- 아, 이놈의 나무가!

 

다시 걷어차려다가

발을 내린다.

 

- 아니지, 아니지!

- 만약 가시 뾰족한 굵은 밤송이

- 내 머리 위로 후두둑 쏟아졌으면

 

- 어떻게 할 뻔 했니?

- 어떻게 할 뻔 했니?

 

[심후섭]

경북 청송에서 출생, 

『창주문학상』(1980년) 동시부문 당선, 

198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한국아동문학상』 및 『제1회 MBC창작동화대상』 장편부문 수상, 

동화집 『할매요, 그거 참말이가』, 

동시집 『도토리의 크기』 외 다수,  

신한국운동추진본부 부설 인성대학원장, 

커넬대 한국캠퍼스 대학원장

작성 2024.12.07 08:43 수정 2024.12.0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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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