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간 일기 써온 안성의 80대 노인회장 눈길

일기작성 하루일과 쌂의 기록지

"일기작성은 중요한 하루일과로 내인생의 기록지이기도 합니다."

안성에서 80대 어르신이 60여년간 일기를 쓰며 일상을 기록해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안성시 양성면 노인회장 심상돈(83)씨 그는 17살 되던 해 동네 야학에서 한문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일기를 쓰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야학 등에서 배운 한자를 잃어버리지 않고 하루를 기록한다는 생각에 매일 일기를 작성해 보관해 왔다.

누구나 일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쓰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심씨는 "66년간 일과를 마치면 의식적으로 상을 펴고 하루 일을 되돌아보며 일기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기억력이 좋아졌던 것 같다"며 "이제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 않지만 한번 일기에 썼던 내용은 여간해서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대 후반에는 써왔던 일기는 당시 어린 동생들이 딱지를 접어 없애기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심씨는 "군 재대후 결혼한 뒤에는 어린 자녀들이 일기장에 낙서를 하거나 훼손해, 온전히 보관한 것은 40대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40대 이후부터는 각별히 공을 들여 보관한 일기장에 소소한 일상은 물론 매년 쌀값 등 곡식 가격, 송아지, 돼지 가격들까지 세세하게 기록한 자료집이기도 하다. 
작물별 콩농사 일지, 고추 농사일지도 별로로 기록해 뒀다. 또한 어르신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는 직접 날씨 기록한 것이다.

심씨는 "농사일을 하다 보니, 날씨 변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기상예보를 듣기 쉽지 않았던 시절 직접 달력을 만들어 해, 구름, 바람 등의 모양을 오려 붙이며 날씨를 일일이 기록했다"고 한다.

그는 "이건 누구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자랑하려고 하는 일도 아니고, 그냥 내가 좋아서 했었다"고 설명했다.

일기는 물론 심 어르신은 농한기에는 옥편을 처음부터 마지막장까지 빠짐없이 적어나갈 정도로 학구열도 대단하다. 어르신은 "지금은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한자를 읽고 쓰며 기억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함께 시간을 지내온 심 어르신의 낡은 일기장은 한평생 농사를 지으시며 고향에서 살아온 일상을 써넣었다.

일기에는 언뜻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이야기가 반복될 수 있지만 수 십 여년 그만의 꾸밈없이 삶이 적혀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 

장현숙 기자
작성 2019.09.04 09:59 수정 2020.04.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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