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다 아는 사이

이복자

 

다 아는 사이    

 

이복자

 

시골 버스 타고 

인삼 파는 마을을 찾아갔는데

가게 문이 닫혔다. 

 

운전사 아저씨 

입소문 전하기 바쁜 승객 몇 분에게 

3분이면 된다고 하고 차를 세우더니

인삼가게 옆집 문을 연다.

 

곶감 가게 아줌마, 어디론가 전화하고

달려온 인삼 집 아저씨

닫힌 문 열고 팔아줘 고맙다며

싸게, 싸게 파는 거라면서 덤 듬뿍 준다.

 

곶감 아줌마 고놈 잘 생겼다고 

곶감 말랭이 한 봉지 손에 쥐여주며 

나를 사람들 사이에 끼운다. 

 

마을마다 들러 

아는 사람들 타고 내리는 

그 버스 되짚어 타고 오는 내내 

 

할머니는 두둑한 인삼 봉지 도닥거리고

난 말랭이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아는 사이, 정이 푹 들었다.

 

 

[이복자]

1994년 『아동문학연구』 동시, 

1997년 『시마을』 시 등단. 

대한민국동요대상, 한정동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김기림문학상 외. 

동시집 『삐딱한 윙크』 등 7권, 

시집 『피에로의 반나절』 등 8권, 

이복자노랫말동요곡집 2권 외 다수. 

동요< 새 짝궁> 외 6곡 음악교과서 수록.

작성 2024.12.27 06:15 수정 2024.12.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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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