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난 일회용 컵이야

서향숙

 

난 일회용 컵이야

 

   서 향 숙

 

털컥…

눈을 뜨니

나와 똑같은 쌍둥이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지 뭐야?

 

-일회용 컵

수많은 쌍둥이 형제들이

똑같이 불리는 이름이라지

 

좋은 일 한 번 하고나면

버려지는 몸이니

울고 싶어도

꾹 참고 있는 거야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슬프지 않을 텐데

많은 나무들이

우리들 땜에 사라진다니

마음이 더 아픈 날

 

 

[서향숙]

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방정환문학상, 새벗문학상, 광주문학상 받음, 

동시집 『연못에 놀러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땅속 거인』, 

동화집『날개달린 사자』, 『하늘 바위』 등 많음

작성 2024.12.28 06:54 수정 2024.12.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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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