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란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말을 사용하지 않고 표정, 몸짓, 손짓 따위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인데, 이는 오감과 관련된 것으로 언어적인 표현 이외의 시선 처리, 얼굴 표정, 손동작, 신체 언어, 거리 유지 등을 모두 포함한다. 입으로 발화하는 음성언어로 소통하는 언어적인 의사소통을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의사소통을 일컫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방법으로 누군가를 첫 대면했을 때 대면한 사람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를 분석했다. 서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목소리는 38%, 보디랭귀지(제스처)는 55%의 영향을 미쳤고, 말하는 내용 자체는 겨우 7%만 작용하는 등 비언어적 요소가 93%나 차지한다는 것을 알아내 7:38:55라는 결과를 얻어냈는데, 이를 메라비언 법칙이라고 한다.
동물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 그들 나름대로 음성신호와 몸짓 등 비언어적인 요소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군인들이 적과 전투할 때 적들이 알 수 없고, 아군들끼리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암호, 신호, 기호, 정해진 제스처 등 비언어적인 요소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비언어적인 요소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외국어를 전혀 구사할 수 없는 사람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 못지않게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몸짓이나 제스처로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잘 해내는 사람을 보았을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도 메라비언 법칙이 성립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동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다양한 문화권에 따른 차이, 다양한 성별, 연령, 인지능력,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환경, 신체적 특징 등의 변인에 따라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동일한 문화권에서는 제스처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동일한 제스처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활동이라는 상징적인 기호체계를 통해서 세계와 소통한다. 언어는 행위를 동반하게 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점점 두뇌가 발달하였다는 사실은 인간이 언어 행위를 통해 사회와 소통한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 행동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에서 언어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요소를 통해서 언어능력이 점점 개발되어 왔으며, 따라서 언어가 없이도 동일한 문화권에서는 얼마든지 서로 문화적으로 학습이 가능해짐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게 된 것은 수 세기를 걸쳐 다양한 지식이 축척되어서 가능했고, 앞으로 더욱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문자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메를로 퐁티(Merleau-Ponty)도 의사소통에서 비언어적 요소(제스처, 몸짓, 표정 등)에 대해서 사람은 몸을 도구화하여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데, 몸을 움직이는 모든 공간에서 그 의미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난다고 보았다. 아직 언어가 불가능하고 사유할 수 없는 유아들이라 할지라도 원시적인 움직임이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은 사람은 성장하면서 사유하고 언어를 재정립하며 비언어적인 기호체계들이 발화되는 과정에서 몸짓과 육화되는 사유와 그 의미가 얽혀지게 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언어의 최초 밑거름은 정서적인 것을 추구하고 정서적인 몸짓에 의해서 주어진 세계 위에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 세계를 겹겹이 쌓아 올리게 되는데, 이는 인간 몸짓의 차이는 정서 자체의 차이를 포함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인간은 제스처 행위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타인과 의사소통한다. 제스처는 몸짓, 표정, 비언어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제스처도 언어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언어보다 더욱 교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촉발적인 매개체라고 비언어적인 요소로도 인지적, 정서적 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아무튼 메라비언 법칙은 메라비언 1971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침묵의 메시지』에서 처음으로 7:38:55 규칙을 내놓으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언어적인 요소보다는 비언어적인 시각, 청각 등의 감각기관의 활용이 중요함을 시사했다. 시각은 자세, 용모, 복장, 보디랭귀지 등 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부분이고,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처럼 언어의 질을 말하며, 언어는 말의 내용을 뜻한다.
허은아는 『메라비언 법칙』에서 이 법칙은 현재, 설득, 협상, 마케팅, 광고, 프레젠테이션, 사회심리, 인성교육 등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참조하는 이론으로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파악하는데 놀랍도록 큰 기여를 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과 리더십 트레이너들, 정치인들은 지금도 메라비언 법칙에 의지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메라비언 법칙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으로 손가락 움직임, 고개 끄덕임, 눈썹 올렸다가 내리기, 아이 컴택 등 수많은 표현 방법을 통해 대화의 흐름을 조절하는 실생활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손을 예를 들어보자, 말할 때 손바닥을 보이면 84%의 설득력이 있고, 손등을 보이면 52%의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손가락을 이용해 의사를 전달할 때는 28%의 설득력이 있긴 하지만, 불쾌감을 느껴 자리에 뜨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하고 아래의 8가지 비언어적커뮤니케이션 한국형 인물을 사례로 들었다.
메라비언 법칙은 통해 본 8가지 비언어적커뮤니케이션 이미지 유형은 유쾌하고 즐거운 이미지,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이미지, 치밀하고 분석적인 이미지,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등 상위 유형 4가지와 그다음 하부구조로 세분화한 매혹적인 이미지,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 강렬하고 섹시한 이미지,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 등 4가지 이미지를 포함하여 8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메라비언의 주장처럼 비언어적인 요소가 중요하므로 항상 메라비언의 법칙을 염두에 두시고 다양한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원만하게 이루시길 바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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