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효과적인 설득의 기술

김관식

오래전 제가 사는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와 호주 시드니 내의 지방자치단체와 자매결연 사업으로 나는 호주 중학생 홈스테이를 두 차례 한 적이 있었다. 청소년 상호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 홈스테이를 한 가정의 자녀가 중학생에 해당하면, 자매결연 대상 나라의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할 때 기본 교통비만 부담하면 갈 수 있도록 우선권을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제 자녀 둘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하여 다른 나라의 경험을 쌓도록 배려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호주 시드니에서 온 학생은 우리나라의 왕궁과 한밤중에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에 쇼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신기해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야밤의 활동이기 때문이었다. 

 

나라마다 문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호주의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대화하기를 좋아했다.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하나 구매하는데도 신중함을 보였고, 작은 일에도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하는 토론 문화가 생활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가족 간에 대화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기의 의견이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호주 학생의 생활문화는 분명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습관은 상대를 효과적으로 설득해 내는 기본 태도일 것이다. 일본의 심리학자이며 메지로대학 교수인 시부야 쇼조는 그의 저서 『호감도 200% up시키는 대화기술』에서 좋은 인생을 주는 대화 요령으로 열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호감을 사고 싶으면 우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자. 둘째,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웃는 사람이 되자. 넷째, 시원시원하게 말하면 재난이 물러간다. 다섯째, 표정과 목소리보다 말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여섯째, 일이 풀리지 않는 건 마음의 거리 때문이다. 일곱째,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자. 여덟째, 기분 좋은 대화에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 아홉째, 문자메시지로 전해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문자는 정보 교환만 할뿐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못하고, 사람 사이의 뉘앙스를 읽어 내지 못한다. 열째,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의 말’을 하자. 열한 번째, 시선으로 마음을 읽는다. 열두 번째, 당신의 인기도 잠재력을 체크해 보자. 등을 들었다. 모두 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전제조건인 기본예절에 해당하는 말들이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설득의 기술로 다음 열세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동작과 표정에서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 상대의 반응이 ‘Yes’인지 ‘No’인지를 순간적으로 읽어 내 대응 방식이나 대화 방식을 바꾸면 교섭에서의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호감도도 높일 수 있다. 둘째, 부탁은 간단한 것부터 순서대로 하자. ‘Yes’라는 대답이 계속 나오게 하는 것이 설득의 요령이다. 수락할 수 있을 간단한 사항을 먼저 부탁하고 나서 원래 용건을 꺼낸다. 

 

셋째, ‘잠깐 괜찮으세요?’라는 말로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세로 나가면 상대의 마음도 부드러워진다. 넷째, 의외로 효과적인 ‘∽이니까’ 설득법으로 이야기 도중에 ‘∽이니까’를 넣어 당신의 요구 사항을 상대에게 전하면, 의외로 쉽게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 이유가 있어야 사람은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아시다시피’라는 말로 상대의 반론을 차단한다. “∽에 한해서는”, “∽만”이라는 말로 상대의 특권의식을 자극해 욕구를 유발하고, 자존심을 부추기는 한정화법을 사용한다. 여섯째, 약점을 드러내 마음을 사로잡는 역전화법의 활용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약한 사람 편을 들어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인기가 있는 이유이다. 선거전의 전형인데 정책을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거의 자신의 이름을 외쳐대고 가족사까지 끄집어내어 한 표를 부탁하는 등 결점이 무기가 되는 화술을 구사한다. 

 

일곱째, 마음을 여는 열쇠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가 마음을 닫아버리는 이유는 설득하는 사람의 이익이 훤히 보일 때 제3자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다. 상대를 격렬하게 공격하거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취할 때 최악의 행동이다. 선택의 여지가 좁을 때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설득해야 한다. 여덟째, 링컨 대통령이 활용한 침묵 테크닉은 강조하기 전에 침묵하는 방법이다. 이야기를 막힘없이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끔 침묵도 필요하다. 

 

아홉째, 진심을 알 수 없는 상대에게 효과적인 ‘앵무새 화법’의 구사이다. 열째, ‘Yes’, No’보다 ‘A’ or ‘B’로 묻는다. 이는 묻는 방법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는 신기한 심리를 이용하여 양자택일하게 하면 상대는 빠져나가기 힘들다. 열한 번째, 사람은 기대가 담긴 말에 약하다.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기대를 표현하는 방식을 바꾼다. 사람은 상대의 기대를 배신하지 못한다. 열두 번째, 성격을 파악하면 간단히 설득할 수 있다. 

 

세심한 성격의 사람인 경우, “과연 보는 눈이 다르시군요”라고 추켜세워 상대의 기분을 맞추어주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인 경우에는 같은 정보라도 새롭거나 매력적일 수 있는 것들을 강조해 흥미를 꿇어야 한다. 열세 번째, 말로 안 되면 동작으로 전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차단하는 동작을 취한다. 상대의 이야기가 재미없다는 것을 암암리에 나타낸다. 일부러 이유를 붙여 자리를 뜬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우격다짐으로 관철하려는 독선적인 생활문화로 상대와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저 사람은 이야기해 봤자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상대를 무시하고 대화를 단절하면 대화가 불가능하고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우리는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생활문화가 유교적인 생활문화가 문화 재생산되어 자기의 의견만을 내세워 관철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방송보도에서 정치인들의 행동들을 보면 상대방의 의견을 무조건 비판하고 합리적인 대화보다는 자기 의견을 내세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의견이 다른 상대와 타협점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옥신각신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노사관계의 갈등이 벌어졌을 때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좁게는 가정에서부터 가족 간에 충분한 대화로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대화기술을 익혀나갈 때 서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여러분도 가정에서부터 시부야 쇼조 교수가 제시한 효과적인 대화기술을 하나씩 꾸준히 익혀나가다 보면, 실생활에서 상대를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설득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01.06 11:06 수정 2025.01.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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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