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윤 시인] 가을 산사(山寺)

가을 산사(山寺)

 

 

노오란 낙엽이

수더분하게 쌓이던 날

현실에 지쳐

젖어버린 마음을 말리려

가을 산사로 들어선다

 

"잘되겠지" 하는

믿음의 뿌리

한웅큼 움켜쥐고

시린 하늘에 걸린

단청을 바라본다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단청무늬속에

부처의 미소가 흘러내린다

 

황금빛 내뿜으며

가부좌한 부처의

손마디 마디마다

번뇌가 흘러

한숨이 퍼진다

 

가을 산사

고요에 묻혀

말을 잃은

고독한 숨결소리

낙엽과 함께 쌓여간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다경

이시우 기자
작성 2019.09.11 13:00 수정 2019.09.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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