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으로부터의 사유를 담다
멈추지 않았다. 떠남과 돌아옴의 자유를 누리며 정주하지 않고 끝없이 방랑했다. 자연이 시인의 친구였으며 스승이었다. 이봉수 시인이 자연 속에서 건져 올린 시어들은 숭어처럼 팔딱팔딱 뛰며 살아 숨 쉬었다. 섬마다 떠돌면서 비로소 바다를 알았다. 섬이 바다에 갇힌 게 아니라 바다가 섬에게 갇힌 이유를 시로 풀어내고 보니 자연이 보이고 시가 보였다. 이봉수 시인은 섬과 바다와 도시와 사람들의 언어를 찾아 돈키호테처럼 여행과 기행 사이를 오가며 방황했다.
그렇게 쓴 시들이 섬처럼 수수하게 빛났고 바다처럼 포근했다. 시집 ‘저 봐, 섬이 떠내려가네’는 총 4단락으로 나눠서 엮었다. ‘섬’, ‘자연과 향수’,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랑 그 너머의 자유’ 이렇게 나누어 자연의 맛, 사람 사는 맛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때론 짧고 간결한 선시처럼 맑고 깨끗한 꽃향기가 나기도 한다. 또한 우리 이웃들의 땀 냄새 풀풀 날리는 인간미의 시도 있다.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시의 참맛을 진솔하게 그려낸 매우 드문 시집이다.
[출판사 서평]
지금은 진정한 시의 갈증이 필요한 때다. 풀지 못하는 비밀 같은 언어의 장난이 아니라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퍼 올린 맑고 차가운 샘물 같은 언어가 필요할 때다. 이봉수 시인의 ‘저 봐 섬이 떠내려가네’는 오랫동안 삭히고 숙성시킨 시인의 언어의 맛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섬이라는 자연에서 받은 영감이 살아서 춤춘다. 일상의 소소한 사유가 시가 되고 삶에 대한 성찰이 치유의 글향기가 되기도 한다. 삶의 조각들이 하나둘 모여 시로 승화될 때 시인은 깨달음에 다가갔다고 한다. 시를 쓰면서 삶을 치유하고 생명의 가치와 자연의 이치를 시에 담아냈다. 이봉수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은 시인의 언어는 곧 자연의 언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봉수 지음 / 저 봐, 섬이 떠내려가 : 자연과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