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욱(1968 - ) 작가는 서울출생으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작품집으로 소설집 ‘고백의 제왕’,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천국보다 낯선’, ‘캐럴’ 등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웹진 문지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2014년 제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이다. 정귀보는 요절한 천재 화가다. 작중 화자인 ‘나’는 ‘정귀보’의 평전을 의뢰받고 그의 삶을 하나씩 추적해 나가는데 '미래의 아티스트', '천재 화가'라는 세간에 알려진 평가와는 달리 정귀보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작가를 지망하여 신춘문예에 지망하기도 하였으나 떨어지고 서울 근교의 대학 서양학과에 입학하고 그저 그런 연애를 한 보통의 사람이었다.
정귀보는 그의 인생에서 심각한 연애를 서너 번 하게 되는데 정귀보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정귀보가 가출했을 때 만난 가출 여고생, 추운 겨울 둘이 여인숙에서 함께 밤을 보내게 되는데 정귀보가 그녀를 탐하고자 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욕과 함께 여자를 좋아한다는 대답이었다. 두 번째 사랑은 대학시절 같은 과 후배 조영숙과의 연애에서는 정귀보가 군대를 간 사이 조영숙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 헤어졌으나 정귀보는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다.
전역 후 복학을 하고 크게 그림으로 주목받지 못한 정귀보는 선배의 주선으로 가구회사를 들어가 계약직에서 2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그만둔다. 그리고 공모전에 입선하여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다. 별 주목을 받는 작품도 아니었으나 어쩌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는 게 입선 심사평이다.
가구회사에 다닐 때 알던 지인의 소개로 파주에 있는 개인미술관의 관리인 겸 안내인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그때 한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박순옥’이라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였는데 알고 보니 박순옥이 아닌 그녀의 쌍둥이 동생 ‘박진옥’이었다. 혼란을 느낀 정귀보는 사랑은 한 사람하고만 하는 거라면서 결별을 선언하고 회사를 사직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는데 어디에나 있는 것 같은 그림임에도 뉴욕현대미술을 이끌던 독보적인 미술 평론가 빈센트 호크의 눈에 띄어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 미술전에 초대를 받는다. 이는 미술전을 후원하는 한국 기업을 의식해서라는 소문도 돈다. 아무튼 정귀보는 유명해졌다. 그러나 그는 초대장을 받자마자 의문의 실종 사고로 사망한다. 동네 아이들은 정귀보가 멀쩡하게 걸어 나오는 것을 봤다고 했는데 한 달이 넘도록 시신은 발견되지 않고 신비적 이미지를 가진 작가로 소개되고 세상에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사건 발생 4개월 후 화자는 정귀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화자는 정귀보의 시신을 보기 위해 병원 안치실로 가 정귀보의 시신을 직접 보았으나 그는 익사사고 라고는 볼 수 없는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작품은 특별하게 보이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람은 있어도 저절로 특별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인기 있는 연예인이나 예술가 등 스타라고 명명된 사람도 보통의 인간일 뿐이고 우리 같은 일반인과 같다는 것이다. 삶은 특별한 사람만이 주인공이 아니며 인위적으로 특별한 사람을 만들고 만들어진 겉껍데기에 환호하지 말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삶이 있고 그 삶은 그 사람에게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삶이니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스스로 가꾸어가며 최선을 다하라고 하는 것이다.
[민병식]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시인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뉴스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2 전국 김삼의당 공모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제2회 아주경제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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