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과 관련한 심리적 현상으로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국 사회심리학자인 로젠탈이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입증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해서 로젤탈 효과, 또는 자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조각가다. 신화 속에서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이상으로 여기는 여자를 상아로 조각하였는데,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달라고 신에게 간절하게 기도했는데, 이에 아프로디테 여신이 감동하여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한다. 피그말리온은 조각상이 여인으로 변한 갈라테아와 결혼하여 자식까지 낳았다는데 이처럼 자기실현적 예언 신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를 유사한 심리적 효과로는 갈라테아 효과와 골름 효과 등이 있다. 갈라테아 효과는 긍정적인 효과로 상사가 부하에 기대를 가지면, 부하가 자신들에 대한 높아진 기대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높은 성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고, 골름 효과는 피그말리온 효과의 부정적 방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상사가 부하에 대해 낮은 기대를 가지고, 부하가 자신에 대한 낮은 기대를 현실화하여 낮은 성과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의학 분야에서 이와 유사한 것으로 플라시보 효과, 위약 효과가 있다. 아무런 성분이 들어있지 않는 알약을 감기 몸살 환자들에게 처방했더니 상당수가 먹고 났더라는 (혹은 나았다고 착각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서 여러 차례 확인되었듯이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생각하고 섭취하였을 때 환자의 증상 또는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민간요법으로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낸다거나 오디오파일 중에서 미세한 음질의 차이까지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황금귀, 등은 모두 플라시보 효과의 보기이다.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의 부정적인 현상으로 진짜 약을 처방해도 그 약이 해롭다고 생각하거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믿음 때문에 약효가 떨어지는 노시보 효과가 있다.
이런 긍정적, 부정적인 심리적인 효과를 실생활에 이용한 사례로 승강기의 문 닫기, 횡단보도의 보행자 건너기, 건물 내 온도조절 장치, 등 9할이 작동되지 않는 눈속임용 플라시보 버튼, 과속단속 감시 카메라. 야생동물 퇴치 경광등, 쓰레기 투기, 위험 경고 안내 범죄 위험 예방을 위해 CCTV 작동 중 스티커나 안내판 등, 이를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오늘날에 와서 서양에서 실험으로 밝혀진 심리적 현상이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들이 이미 생활화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터부나 금기문화는 부정적인 피그말리온의 효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보기를 들면, ‘밤에는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붉은 색깔로 이름 석 자를 쓰지 않는다.’, ‘장사하는 가게에서 첫 손님이 여자면 그날은 재수 없다.’, ‘오래된 나무는 자르지 마라.’,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던가 재수 없는 진상손님에게 소금을 뿌리는 행위 등등의 금기 사항도 일종의 부정적인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금기 사항들은 지키지 않으면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데, 우리네 조상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을 미리 알려주려는 의도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를 이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방편으로 금기 사항을 지켜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생활 속에서 공포와 재난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집권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종종 피그말리온 효과를 이용하기도 한다. 옛날 우리나라 역사나 전설 속에서도 피그말리온 효과에 얽힌 이야기 많이 있다.
관상가가 어떤 어린이를 보고 큰 인물이 될 인물이라고 했는데, 큰 인물이 되었다는 관상이나 풍수지리설에 명당에 관한 전설 등이 있고, 실제로 일제강점기 일본도 풍수지리설에 의해 우리나라 명산에 쇠말뚝을 박아 큰 인물이 나오는 것을 막았던 것도 일종의 부정적인 피그말리온 효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라를 되찾겠다는 자주독립 의지를 꺾으려고 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원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민간신앙, 출산, 진학, 시험, 음식 등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알게 모르게 피그말리온 효과를 일상화하고 있다. 한 가지 음식에 관한 금기사항의 노시보 효과에 관한 조선시대의 금기 식품이 기록된 『규합총서』와 『부인필지』 등에서 일상생활에서 피해야 할 식품으로 새끼 자라, 생선의 골, 닭의 간, 자라의 똥집, 새끼 꿩, 개의 비위, 돼지의 머릿골, 사슴의 비위와 간, 여우의 머리, 살쾡이의 등마루, 솔개의 간, 푸른 오리, 푸른 기러기 등이 기록되어 있다.
부적을 지니고 다니면 부자가 된다는 금전 재물 부적, 사고와 액운을 막아주는 부적, 술을 끊게 할 수 있는 부적, 시험에 합격을 가져다주는 부적, 귀신을 쫓는다는 부적 등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긴장을 풀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려는 부적문화, "잘못될 만한 일이 있다면 그 일은 반드시 나쁘게 흘러가거나 실패하므로, 잘못될 만한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머피의 법칙은 일종의 피그말리온의 부정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는 반대로 일어난다는 악운이 겹쳐 일어난다는 법칙으로 “법칙으로 버스를 기다리니까 버스가 안 온다.” “맘먹고 세차하고 했더니 비가 내려 세차를 하나 마나가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봤는데. 내가 공부한 것은 안 나오고 공부하지 않는 엉뚱한 부분에서 나왔다.” 등 부정적인 피그말리온 효과에 해당한다면, 이와 반대로 샐리의 법칙은 긍정적인 피그말리온 효과라고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집에 막 도착했더니 운 좋게 비가 내렸다.” “시험공부를 했는데, 족집게처럼 공부한 곳에서 모두 시험문제가 나왔다.”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바로 내라 타려는 버스가 왔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자기 암시하고 높은 기대치를 갖고 생활해 나가면, 좋은 방향으로 일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대인관계에서도 말 한마디라고 상대의 좋은 점을 칭찬과 격려로 상대를 존중한다면, 자신은 물론 자신은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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