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휘 기자 칼럼] 선생님, 학교가 즐거워요

우리 아이들에게 선택과 책임을 가르쳐 주어요

 



보통 학생다운 것이라고 하면, ‘단정한 머리 길이, 단정한 교복 옷매무새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규칙이 엄격한 학교의 경우에는 한 반 전체가 거의 비슷한 머리 스타일로 가득 차 있기도 하다.

 

이러한 규칙을 제정한 이유에 대해서 주로 많은 학교들이 면학 분위기를 내세운다. 학생다운 머리를 해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러한 학교의 방침에 학부모들도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두발 및 복장 규정은 거의 손질을 보지 않거나 살짝 손을 보는 정도다.

 

제주도의 한 남자 인문계 고등학교는 최근까지도 전통이라는 명분으로 과도하게 머리 길이를 규제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건의로 머리 길이 규정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추운 겨울에도 학교 출입 시 외투를 착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외투를 벗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 또한 전통이라는 명분하에 유지되고 있다.

 

과도한 규제는 학생들의 개성이 존중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인 다양성의 교육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시행 후 기본적으로 머리 길이 제한을 폐지하고 더 나아가 염색, 파마 등도 허용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는 조희연 교육감 체제하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조 교육감은 평소 학교 내에서도 학생들의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으며 2014년 교육감 취임 후에도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혹자는 아직 학생들은 미성숙하므로 규칙은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아이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이야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청소년들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최근 만 18세 선거권이 이슈가 되면서 일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선거권 연령을 하향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다시 학교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 물론 처음 머리 길이를 완화하고 점진적으로 염색 및 파마를 허용할 때까지만 해도 면학 분위기가 깨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느 정도까지 하는 것이 좋은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의 공론화 과정으로 교복도 생활복 또는 자율화하는 학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민주사회를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양심에 기반한 판단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물론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의 패널티도 존재하여야 한다. , 이것 또한 아이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자유와 자율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자유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며 자율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념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필요가 있고, 그것에 입각해 우리 아이들 또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강제적인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다짐과 약속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 아이들을 온실 속 화초처럼 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은 민주사회를 살아갈 주역들이다. 더 이상 이 사회를 살아갈 미래의 주역들에게 강제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교육이 알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입시 위주의 우리 교육의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며 시민성의 교육의 한 장이 될 것이다.

 

예비교사로서 우리 아이들의 능력과 생각을 믿는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0.04 10:50 수정 2019.10.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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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