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창작활동의 유형

김관식

문학 활동은 크게 창작 행위와 창작물의 향유자와의 원활한 접속을 위한 홍보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문학인은 창작 행위로 우수한 창작물을 창조하는 사람을 말한다. 일부 창작품이 독자와의 만남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문학인이 직접 자신의 창작물이 독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개입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문학인의 문학작품의 생산자, 문학작품을 독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출판인과 도서관, 도서 판매업자. 기타 방법으로 홍보 판매 등을 위해 출판물을 변형한 제2차 가공자인 광고, 캐릭터 이용자, 신문 방송 관계자, 영화제작사 등과 독자 3인으로 구성된다. 문학 행위를 산업으로 보는 자본주의 경제 원리로 대입하면, 문학인은 문학작품의 생산자. 독자는 문학작품을 향유하는 소비자. 그 사이에 교량적인 역할을 하는 출판유통 판매사업자 등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문학작품을 향유하려는 소비자가 수요를 원하는 문학인의 문학작품을 출판업자는 책으로 출판하게 되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문학작품은 출판을 꺼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인기 문학인들은 자신의 문학작품을 생산하자마자 출판이 되지만, 대중들이 선호하지 않는 문학인이나 대중들이 모르는 문학인의 문학작품은 출판사에서 원고료를 지불하고 출판하지 않아 문학인이 자비출판으로 향유자인 소비자에게 홍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취미활동으로 문학작품을 창작하려는 사람이나 명리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사람들이 자신이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다시 말해 문학작품 향유자들이 비록 미숙하지만, 문학작품을 창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러한 추세에 편승하여 문예잡지를 창간하고 이들을 문인 칭호를 부여하고 영리적 목적을 실현하려는 문학작품의 교량적 역할을 하는 출판유통 판매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문예잡지마다 신인상 제도를 운용하여 좋은 문학작품으로 정상적인 문학 향유자를 만나려는 문인이 아니라 취미활동으로 자신이 문학작품을 창작하려 출판하려는 문학 애호가들에게 문단등단 제도의 편법을 악용하여, 고객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출판업자, 자기 작품을 자비출판 하려면 큰 비용이 소요되는데 자신의 작품을 발표해 주는 문예지와 결탁이 되어 많은 짝퉁 문인들이 생겨났고, 이들이 문학단체에 소속되어 문학 활동을 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소비, 유통구조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생산자가 소비자, 유통업자가 되고 소비자가 생산자, 유통업자가 된다던가 유통업자가 생산과 소비에 뛰어든 소비자 없는 생산자, 생산자 대행하는 유통업자 등 생산, 소비, 유통이 물물교환으로 원시적으로 되돌아간 현대판 문학작품 창작, 출판, 소비가 혼재된 헝클어진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정상적인 생산과 소비의 체제가 무너지고 본격적으로 우수한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문인들은 취미 명리적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짝퉁 문인들과 뒤섞여 출판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게 되었고, 이제는 문학작품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생산 활동, 유통활동에 뛰어들어 누가 문학인이고, 출판유통업자이고, 향유하는 소비자인지 구별이 모호해졌다. 향유하는 소비자가 없으므로 취미활동으로 창작한 문학작품을 문예잡지를 운영하는 출판유통업자에게 맡겨 자비출판으로 출판하여 자신을 홍보하는 등 명리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무료로 나누어주고 문학단체 회원들끼리 나눠보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우리나라의 문학계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문학을 취미활동으로 놀이문화가 된 나라이다. 전 국민이 문학인 되고자 하여 취미활동으로 놀이 문화화된 것은 어린 시절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 잘살게 된 기성세대가 정신적인 빈곤감을 채우려는 열망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관존민비의 유교 질서의 폐단과 허례허식의 생활문화 습성이 문화 재생산되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학인이 되겠다고 무턱대고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장 노년기의 기성세대들이다. 이들은 6.25전후 세대들로 역사적인 아픔과 산업화의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생을 보낸 불운한 시대들이다. 

 

산업화 과정 속에서 농본 위주의 전통 생활문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로 현저하게 변화해 버린 자연환경과 생활환경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과 성찰 의식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방편으로 문학 활동을 취미활동이나 명리적 가치의 수단으로 자신의 정신적인 빈곤감을 채우려는 열망이 문학인 되기 유혹에 스스로 위안과 자기만족과 희열을 맛보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간에 문학작품을 향유하고 자신이 문학작품을 창작하려고 뛰어든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문학인이 되고자 했으면 어떻게 하면 좋은 작품을 잘 써볼지 하는 창작 방법에 관한 공부와 연수가 뒤따라야 함에도 문학 하는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문학인임을 주위 사람에 알리려는 명리적 가치 실현을 위한 문학 놀이꾼으로 문학작품 창작은 딴전이고 엉터리 문학작품을 작품집으로 묶어서 남에게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거나 자신의 작품을 돌에 새겨 자신의 존재를 영속적으로 남기려는 공명심이 앞선 속물적인 행동으로 문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들은 문학 활동을 놀이문화로 알거나 문학단체에서 감투를 차지하여 자신의 명리적인 가치를 실현하려는 세속적인 가치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이들은 좋은 작품의 창작에는 관심이 없다. 창작 방법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문학 단체활동을 통해 감투 놀음이나 시화전, 시낭송회 활동 등으로 자신이 문학인임을 과시하고 타인의 선망 대상이 되고자 한다.

 

마치 가수나 배우처럼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문학 본질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세속적인 가치 실현이라기보다는 그와는 정반대로 자신의 진실한 내면의 목소리와 자기 성찰로 지극히 인간적인 자기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과시하려고 하지도 않고 인격 수양의 하나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을 창작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진정한 문학인의 자세이고 우리 조상들의 정신사적인 전통을 이어온 선비정신이다. 

 

문학의 본질을 외면하고 세속적인 가치를 찾고자 하는 변질된 우리나라 문학인들의 이상기류는 세계적으로 볼 수 없는 문학인들의 이상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문학계가 정화되어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려는 문학적이지 못한 저돌적인 놀이 문화화된 문학 풍토가 건전한 생활문화로 모든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향유하는 아름다운 생활문화로 자리를 잡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학 활동으로 명리적인 가치를 실현하려는 속물적인 문학인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성숙한 문학 풍토가 조성되도록 문학을 정치 행위로 착각한 사람들의 의식개혁과 자기 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창작활동의 유형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반성하고, 창작활동의 주역인 문학인으로 거듭나도록 철저한 자기 성찰과 창작 방법의 연수와 작품창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문학 풍토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04.07 10:20 수정 2025.04.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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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