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박영성 기자] 국민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2024헌나8)의 결론이 2025년 4월4일 11시22분에 헌법재판소(헌재)의 대심판정에서 내려졌다. 인용(파면)선고 및 사건 종결 주문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이다. 2017년 3월10일 11시21분에 내린 인용 결정문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 이후 8여년 만에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인용되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는 주권자인 대한민국 국민의 신임을 배반하고, 국민의 신임에 대한 중대 위반 행위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롯한 새로운 내용을 담은 헌법개정(이하 개헌)의 시간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누가복음 5장38절)는 성경의 가르침이 있다. 개헌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고, 이에 대한 다수의 헌법학자들의 주장과 국민들의 요구가 존재한다.
어제(2025.04.06)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번 조기 대선에 즈음하여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를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여 논의할 것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했다. 공감한다. 기회를 놓치면 다시 오지 않는다. 민주당 일부 지도부 의원들이 "개헌보다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는 주장으로 반대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이 논리는 탄핵 이전에는 설득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본다. 내란 종식은 이제부터 사법부의 몫이다.
정치권은 정중동 할 때이다. 조기 대선에 공정한 선거를 치룸으로써 국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선거의 참모습만 보이면 된다. 이전에도 헌법 개정(개헌)에 대한 논의(예를들면 2017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지방 선거와 함께 개헌 실시 약속 후에 2018년 3월에 개헌안까지 발표한 바 있음)는 정부 교체기마다 있었지만, 정치계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개헌은 미완으로 끝나곤 하였다. 이제는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가 되었다고 본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권력 남용이 국가에 미친 심대한 피해가 얼마나 엄중했는지를 지켜봤다. 그리고 시대를 거스릴 수 없는 헌행 헌법 내용의 보완이 절실해졌다. 평범한 일상이 비상 상황으로 치부할 수 있는 친위 쿠데타도 가능하게 하는 권력구조의 모순을 개헌을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그 누가 대통령이 되든 권력남용의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것이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인간의 한계상황이기 때문이다. 헌법 등 법체계와 제도를 통한 완벽한 제어장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나라 권력 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기에 충분한 이유이기도 한다. 이번 조기 대선 이전(60일 내)에 헌법 개정이 어렵다고 한다면, 이번 조기 대선에 출마하게 될 대통령 후보자들은 반드시 국민 앞에서 개헌을 약속(예를 들면, 임기 시작 이후 1년 이내)하고 공약(公約)으로 제시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 대통령은 반드시 「지켜지지 않는 헛된 약속」인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신뢰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때는 대통령 직위라도 내놓겠다는 명시적인 결의와 의지의 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전의 대통령과 정부는 당선되면 개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헌 약속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기도 했던 전례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개헌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의견과 뜻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마땅하다.
국민의 직·간접적인 참여(헌법 전문가와 국민 대표성있는 사회단체나 법조계·국회)와 올바른 방향 지향의 절차와 내용이 적극 반영된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개헌에 대해 거스릴 수 없는 시대적 명령임을 여야 정치권은 명심하여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여야 한다. 특위위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면 될 것으로 믿는다. 절대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하고, 우리 헌법이 부여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 부작용이 낳은 권력집중의 폐단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연거푸 일어나는 대통령 탄핵의 불행은 여기서 끊어내야 한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개헌으로 대통령의 권한과 권력의 오남용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이번 탄핵 국면의 와중에서 대한민국 구성원들의 고통과 염려 그리고 사회적 갈등과 분열, 혼란으로 인한 사회적·국가적으로 치룬 손실의 비용은 측량하기조차 어렵다. 현행 헌법은 1987년 국민적 민주혁명의 결실로 이룬 민주적 헌법이라 할 수 있다. 이전의 개헌은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9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1960.06.15의 제3차 헌법개정은 제외하더라도) 장기집권 또는 군사독재를 위한 권력자와 권력 조력자들의 주도하에 개헌이 이루어져 비정상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헌정사에서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뒤엎은 것은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의 일탈과 집권 세력의 위헌·위법과 부당행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은 유신헌법을 답습한 전두환 등 군사독재 정권의 간선제(체육관 선거)의 폐단에 집중한 나머지 촉박한 일정에 맞춰 서두르느라 완전한 헌법을 만들지 못한 한계와 미비점을 노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과 탄핵재판 과정이 그 문제점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그동안 대통령에게 집중된 우월적 권력인 제왕적 대통령제와 권력구조의 문제점을 대충 언급하고자 한다.
이번 개헌에서는 대통령의 집중된 권력을 조정하고 견제하는 방향으로의 논의 초점이 권력구조의 개헌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현행 헌법 제66조1항)라는 내용은 삭제하고,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는 내용만 규정하고, 정부의 수반임을 규정하여 존치하면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대법원장(대법관)·헌법재판소장(재판관) 등 헌법기관의 구성원의 임명에 관여하지 않도록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 위의 헌법 기관 구성원은 자체적인 선출위원회, 즉 대법원장(대법관) 선출위원회,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선출위원회를 구성(임명및 자격조건)하여 선출하고, 그 헌법기관의 장은 호선하게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회의 청문회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임은 말할 나위 없다.
감사원의 경우는 독립된 기관으로 선거관리위원회처럼 국회, 대통령 그리고 사법부의 동수로 권한을 분배하고 감사원장은 호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원의 사후 책임에 대해서는 국회의 견제를 받도록 헌법에 규정해야 한다. 국민들은 감사원이 대통령 의중에 따라 감사원 본연의 역할과 책임에 충실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목도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삼권분립의 원칙과 민주주의 실현을 통한 독립성과 정당성이 보장되고, 법치주의의가 실현되는 성숙되고 안정된 선진 민주 헌법 체계를 완성하여야 한다.
그 길의 단초는 국가권력의 자율성(독립성)·민주성·공정성과 견제와 균형의 틀을 헌법기관의 구성 단계부터 기틀을 다져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심각하게 표출된 바 있는 대통령 권력과 국회 세력 간의 대립·갈등과 교착·긴장 상황이 국민의 갈등과 혼란을 자초하고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다. 그 주원인에는 헌법과 법률의 근거 규정이 없는 불확실성과 미비점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역대 대통령에 의해 빈번하게 자행된 사정권한(검찰·경찰·정보관련 기관)의 인사권을 독점·남용하여 소속 정당을 지배 또는 무력화하거나, 야당을 향한 압박· 탄압으로 갈등과 반목을 야기함으로써 국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권력 구조와 행태가 문제를 촉발한 측면이 있다. 역사적 경험이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탄핵심판이 가져온 국가 혼란의 파급이 개헌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였다. 지금까지 우리 헌법은 순수한 대통령제가 아닌 절충형 정부형태로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가미된 대통령제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의 개헌이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의 인사권과 특별사면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삼권분립 체제와 가치를 실현시켜 명실공히 완전한 대통령제를 이루는 헌법 개정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내용 중 인사권과 특별사면권부터 국회의 사전 규제와 헌법재판소의 사후 견제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헌법상의 근거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사권에 있어서는 내각제적 요소인 국회의원을 각부 장관으로 임명하지 못하게 하여 대통령의 소속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엄격한 권력분립 원칙을 지켜 입법·사법·행정이 독립적으로 조직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조화로운 정부(광의)를 구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원천적으로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여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대통령을 왕처럼 여기는 전근대적 헌법체제와 구시대적 인식은 바꾸어 나가야 대한민국 헌법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에 대통령 자신과 친인척·가족·측근 인사들의 비리와 불법·탈법 또는 국정농단으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던 것도 과도한 대통령의 권력 때문이었다. 또한 현행 헌법하에서마저 8명의 대통령 중에서 4명(윤석열 대통령 제외해도)이 감옥 갔고, 3명이 탄핵소추 되어 그 중 2명이 파면당한 바 있다(2025.04.04일 윤석열 대통령도 탄핵 인용으로 파면).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속하는 한 불행한 헌정사는 반복될 우려가 있다.
서양 격언이 말하듯이 "역사는 반복된다". 따라서 이런 제왕적 대통령(권위적 지위)의 권한과 권력은 손질해야 마땅한 것이다. 대통령의 독선·오만불손·오용과 남용의 절대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전 견제장치인 헌법적인 규제와 제도의 완비로 입법부와 사법부 그리고 국민과 헌법기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의 제도적 장치의 완결밖에 없다. 2025년에는 수십년간 잠재되고 누적된 정치적 고민이 현실화 되었다.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력과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입법부(민주당 등 야당)가 정면으로 맞서 계엄 정국과 탄핵심판의 중심에 서서 국정 안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양 극단으로 갈라놓아 갈등과 분열을 가중시키고 말았다.
그동안 우려했던 거대 입법 권력과 행정 수반인 대통령 권력과의 충돌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현실화 된 것이다.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정치 투쟁의 단면이 사실이 돼 버린 것이다. 그 결과로 인해 국가의 혼란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제 신뢰의 추락 및 국민의 삶의 피폐와 처절한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헌법재판소의 분명하고도 확실한 탄핵심판의 메시지가 답을 제시했다고 본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되새기면서 국가 공동체의 헌정질서 회복을 위해 함께 협력할 때이다. 그 협력의 단초가 개헌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시기와 절차는 국민의 뜻을 물어 시작하면 된다. 이미 연구되었고, 수없는 토론을 마친 개헌안은 차고 넘친다. 국민과 국회 그리고 대통령 후보자들의 의지와 결단만 남은 것이다(한마디 첨언의 변: 현행 헌법을 비롯해 그동안 우리 헌법 조문은 한문투와 일본식 어휘와 문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다. 민족의 자존심이 훼손된 측면이 크다. 완전한 한글화 헌법을 만들자).
진송범
법학박사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