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제초제
풀이
농부들을 괴롭혔다.
풀은 살기 위해
몸부림하는 것인데도
작물이 아닌 풀은
농부를 힘들게 했다.
농부는
잡초들을
눈에 띄는 대로 모두 뽑아냈다.
-여기서 기웃거리면
호미로 뿌리 채 뽑는다는 걸 알지.
귀찮게 하는 너희들
숨어들기만 하면
손에 흙 묻힐 필요 없이
월남 전 미군이 밀림에 뿌려
풀과 나무 말려 죽인 고엽제 알지.
바로 그렇게 말라죽일 제초제 농약 맛을 보게 되지
아예 밭에 숨어들 생각도 하지 마라.
알겠냐? 잡초들아!
강아지처럼
꼬리치는 강아지풀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당당하게 얼굴 내미는 개비름
자라서 할아버지 할머니 지팡이가 되어 주는 명아주
촐랑대는 바랭이
채송화 뿌리처럼 몰래 기어드는 쇠비름
소가 좋아하는 쇠뜨기
제초제 농약을 뿌리자 모두 쓰러졌다.
농부가 씨 뿌린 곡식, 채소들만
살아남았다.
물주고 쓰다듬어주고
자식처럼 돌봐주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