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개(犬)과 동물* 주요 질병 13종에 대한 질병 모니터링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광견병, 렙토스피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파보바이러스, 디스템퍼바이러스, 개허피스바이러스 등 개과 동물 바이러스·세균성 질병 13종에 대해서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 너구리는 개과 동물로, 반려견과 유사한 바이러스·세균성 질환에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병원체를 전파할 수 있다.
서울의 자연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도심 내 야생 너구리와 사람·반려동물 간 조우가 증가함에 따라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선제적으로 모니터링을 추진하게 되었다. 서울연구원 '서울 도심지 출몰 야생 너구리 실태조사 및 관리 방안' 보고서(’24.3.)에 따르면 서울 면적의 약 32%가 너구리 서식 가능 지역이며, 25개 자치구 중 24개(96%)에서 너구리가 관찰되었다. 연간 너구리 구조 건수는 ’22년 63건→ ’23년 78건→ ’24년 11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구원은 ’24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사전 조사를 실시했으며, 실제로 구조된 너구리와 채취된 진드기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반려동물 관련 병원체를 확인하여 시민과 반려동물의 건강 보호를 위한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입증되었다. 조사 결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렙토스피라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병원체가 검출되었고, 개허피스바이러스, 개코로나바이러스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병원체도 다수 확인되었으나, 시민들이 물림사고시 우려하는 광견병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모니터링은 연중 상시로 운영되며,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협조를 받아 서울 도심 공원, 주택가 등에서 구조된 너구리로부터 관련 시료를 채취하여 진행된다. 특히 너구리에 대한 병원체 검사에 그치지 않고 부검과 병리조직검사를 병행하여 질병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축적된 검체 분석 결과를 정밀 분석하고, 서울시 야생동물 보호 및 반려동물 방역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모니터링을 통해 야생너구리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람과 야생동물이 상호 공존하기 위해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 않기, 먼저 다가가지 않기, 자극 주지 않기 등의 ‘긍정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모니터링은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에 기반한 능동적 대응으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및 보건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