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북농협이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청년 식품기업 ‘우리미단’과의 협업을 통해, 전통 쌀 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농협-청년 기업-지역농가의 협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 전통 농협과 청년 스타트업의 만남
고북농협은 오랜 기간 지역 농가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고품질 쌀 생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쌀 소비 감소, 가격 불안정, 고령화 등으로 농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고북농협은 단순한 원곡(玄米) 유통을 넘어 가공·수출을 포함한 전후방 통합형 모델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북농협은 쌀 가공제품 전문 기업 ‘우리미단’과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청년의 창의성과 기술력, 지역농협의 생산력과 유통망을 접목해 쌀 가공식품의 수출 및 국내외 마케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우리미단은 그동안 K-PASTA 브랜드를 통해 쌀국수 기반의 건강한 대체식품을 선보이며, 유럽·중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청년 중심 기업이다.
■ K-FOOD의 미래, 쌀 기반 가공식품 수출
우리미단과 고북농협이 주력하고 있는 품목은 단순한 쌀국수에 그치지 않는다. 파쇄미(깨진쌀)·구곡(3년차 이상 저장미)·쌀플레이크·현미시리얼 등 다양한 형태의 쌀 가공식품이 그 대상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보관이 용이하고 조리 시간이 짧으며,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글로벌 바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25년 5월 상하이에서 열린 SIAL 국제식품박람회에 공동 참여한 고북농협과 우리미단은 중국 복건성·절강성·상하이 현지 유통사들과 2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의향서(LOI)를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산 쌀의 청결성과 쌀가공식품의 다양성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현지 밀가루 기반 식품과의 차별화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지역농업의 새로운 길,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
고북농협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1회성 마케팅이 아니다. 협력 기업인 우리미단과 함께 지속적인 계약재배 체계를 마련하고, 농가 소득 안정화와 가공수요 예측 기반 수급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가공제품 수출을 넘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로 전환하고자 하는 실험적 도전이기도 하다.
양측은 향후 수출 대상국 확대뿐 아니라, 공공급식·군급식·학교급식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쌀가공식품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기반으로, 유통·외식·교육 분야에서의 B2G 연계 전략도 검토 중이다.
또한 우리미단 측은 “농협이 단순한 원료 공급처가 아닌, 사업 파트너로서 함께 수익을 나누고 농가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 대기업 중심의 가공식품 산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상생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결론 및 전망
이번 고북농협과 우리미단의 협업은 세대 간, 조직 간, 도시와 농촌 간의 협력 구조가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지역농협이 단순한 생산자 단체에 머무르지 않고, 식품 산업 전체 가치사슬(Value Chain)에 참여하는 주체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령화된 농촌 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청년 기업과 농촌의 상생 구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파일럿 모델로서의 상징성이 크다.
앞으로도 고북농협과 우리미단이 선보이는 ‘K-Rice’ 프로젝트가 세계인의 식탁을 바꾸는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