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는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표현은 자산 가격, 특히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투자 자산의 급등기 동안 아무런 투자를 하지 못해 자산을 불리지 못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같은 시기에 과감한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사람들을 ‘벼락부자’라고 부르는 것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벼락거지’라는 단어는 ‘벼락(갑작스러운)’과 ‘거지(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합성어로, 갑작스레 자산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즉, 남들이 순식간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자산을 불려가는 사이 자신은 정체되어 있거나 오히려 뒤처진 느낌을 받는 이들이 자조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 다니던 친구가 코인으로 5억 벌었대. 나만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 됐지 뭐야”라거나 “집값이 3억에서 10억 됐다는데… 난 전세만 살다가 벼락거지 됐네”와 같은 말들이 일상에서 쉽게 들려온다.
이러한 용어의 유행은 단순한 유행어의 범주를 넘어, 자산 양극화와 청년 세대의 절망, 그리고 사회 전반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대변한다. 특히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시기에 적절한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은 경제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소외감을 느끼며, 이를 ‘벼락거지’라는 자조적 표현으로 표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투자 실패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자산 불평등과 세대 간 격차, 그리고 기회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