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배우는 경영] "조직 내 ‘소통 단절’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경영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진심

마음의 장벽을 넘는 기업 문화

"기술은 연결했지만, 마음은 멀다"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영상회의와 메신저는 끊임없이 연결을 만들어내지만, 실제로 조직 내 '소통'은 이전보다 더 단절되고 있다. 대화는 있지만 교감은 없고, 정보는 흘러가지만 마음은 전해지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겪고 있는 ‘심격천산(心隔千山)’, 즉 마음과 마음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이 장벽이 높아질수록, 조직의 생산성은 낮아지고 이직률은 높아지며 협업은 수치화된 ‘업무’로만 머무르게 된다.

[사진 출처: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지만,  그 사이에 산맥이 겹겹이 존재하는 모습, 챗gpt 생성]

진심 없는 조직, 성과는 공허하다

많은 기업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조직에서는 소통이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회의 주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진짜 문제를 말하지 않고, 리더는 팀원의 감정을 ‘성과 부족’으로만 받아들인다. 결국 수면 아래에는 불만, 불신, 무관심이라는 강력한 감정의 덩어리들이 쌓여간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직원 간의 심리적 단절이 조직의 생산성을 최대 25%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음을 묻는 조직”

헬리시스랩은 서울에 위치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정기 회의 전 ‘감정 공유 5분’을 운영한다. 오늘 하루의 기분, 혹은 주간 피로도를 이야기하고 이모티콘으로 상태를 표현하는 ‘마음 상태 점검’ 활동이다. 도입 초기에는 쑥스러움이 있었지만, 6개월 후 직원 간 갈등 민원이 70% 감소하고, 프로젝트 협업 만족도는 2배 증가했다.

 

“일을 잘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알아야 하더라고요.”
– 헬리시스랩 운영팀 리더 J씨

덴마크의 중소 디자인 컨설팅 회사 ‘The Good Company’는 회의에서 언제든 ‘마음 브레이크(Mind Break)’를 요청할 수 있는 문화를 도입했다. 이는 어떤 논의든 감정적 동기나 분위기가 맞지 않으면 멈추고 다시 진심을 확인하는 절차다. 이 제도는 ‘비효율’처럼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오해를 줄이고 프로젝트 수정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왜 ‘진심’이 비즈니스 경쟁력인가?

조직에서 진심은 단지 감정적인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신뢰, 피드백, 몰입도, 고객 경험으로 연결되는 핵심 경쟁력이 된다. 진심이 흐르는 조직은 결국 더 빠르게 배우고, 더 깊이 몰입하며, 더 넓게 연결된다.

 

먼저, 진심이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피드백을 살린다.
피드백은 많은 기업이 말은 하지만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그 이유는 피드백이 오가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전감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심 어린 소통이 일상화된 조직에서는 리더든 팀원이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피드백이 두려움 없이 오간다. 이는 곧 학습과 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밑거름이 된다.

 

또한, 진심은 감정 소진을 줄이고 몰입도를 높인다.
많은 직원들이 내색하지는 않지만 감정이 억눌린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억눌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서적 퇴사’로 이어지고, 이는 눈에 보이지 않게 성과를 잠식한다. 반면, 진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조직 문화는 정서적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며, 업무에 다시 몰입할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를 되찾게 한다.

 

무엇보다 진심은 조직 내부를 넘어 고객에게도 전달된다.
조직 내 소통이 진심을 기반으로 작동하면, 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신뢰로 확장된다. 구성원 간의 관계가 투명하고 따뜻한 조직은 외부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한 정서를 전달하게 되며, 고객은 단순히 제품이 아닌 ‘가치’를 경험하게 된다.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조직이 되기 위해

그렇다면 진심이 흐르는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첫걸음은 형식적인 소통을 넘어, 정서적 대화를 장려하는 것이다. 단순히 업무 보고나 회의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늘 기분은 어떤지’, ‘최근 일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감정을 평가하지 않고, 경청하는 리더십이다. 누군가 감정을 표현했을 때 이를 생산성 저하로 간주하거나 ‘감정적’이라고 비난하는 조직은 결국 구성원들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리더는 감정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의 통로를 ‘열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작은 오해일수록 즉시 풀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 감정은 빠르게 정리되지 않으면 오랜 시간 조직 내에 잔존해 관계를 훼손한다. 공식적인 회의보다도 가벼운 체크인 대화나 1:1 소통 채널을 통해 미세한 감정의 엇갈림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정 표현을 ‘비정상’이 아닌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감정을 말하는 것이 유약함의 표현이 아니라, 성숙함의 신호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진심은 가장 오래 남는 경쟁력이다. 그 진심이 조직의 중심에 자리 잡을 때, 우리는 기술보다 깊은 신뢰를, 성과보다 값진 관계를, 고객보다 먼저 직원의 마음을 얻는 진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소통의 회복이 곧 조직의 재생

진심은 정성이다. 정성은 시간과 관심, 감정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자동화할 수 없고, 위임할 수도 없다. 조직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진심’을, ‘업무’보다 ‘사람’을 먼저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심격천산(心隔千山)’을 넘는 조직, 그 시작은 진심 어린 한마디 “요즘 어때요?”일 수 있다.

 

 

 

 

 

 

 

작성 2025.05.28 08:39 수정 2025.05.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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