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농부의 새참
새참 심부름할
사람이 없다.
새참은 중국집
배달원이 도맡았다.
밭갈이 하다
새참 때가 되면
트랙터 시동 끄고
밭둑 나무그늘에 앉아
스마트폰 커내
트랙터 운전석 문짝에 붙은
스티커 전화번호를 눌렀다.
-다랭이 골 00번지
짜장면, 탕수육 각각 한 그릇
소주, 맥주 한 병
손 전화 끝나고
담배 한대 피우고 있으면
동구 밖에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엔진소리
농부 가까이 다가와 멈추면
철가방 문이 열리고
음식상이 차려진다.
혼자 밭둑에 앉아
소맥 곁들인 새참을 먹고
새참 먹고 남은 음식
밭두렁에 덮어놓고
트랙터에 시동을 걸었다.
숲에서 지켜보던
들고양이 한 마리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와
남은 새참 훔쳐 먹고 달아났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