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극작가, 영화감독 콜린 히긴스(1941~ )의 장편소설로 처음에는 영화로 알려졌으며, 이후 소설과 희곡으로 발표되었다.
해롤드는 19세의 청년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 해롤드는 끊임없이 자살 소동을 벌이며 가짜 장례식을 벌이고 차에 FUNERAL이라는 말을 차에 새기고, 묘지를 그의 피난처로 삼는다. 그의 어머니는 해롤드의 정상적인 삶을 위해 결혼 상대자를 찾지만, 해롤드는 고의로 맞선을 망치며 이를 거부한다. 해롤드의 취미는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인데, 이곳에서 79세의 노년 여성 모드를 만나게 된다.
모드 할머니는 79세의 자유분방한 노부인으로,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삶의 모든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다. 밝은 색상의 옷, 꽃 모자를 쓰고 자유롭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모드는 해롤드와는 전혀 정반대의 성향이다. 모드는 버려진 열차 칸에서 살지만 시민공원에서 죽어가는 나무들을 캐서 차에 실어 넓은 숲에 다시 심어 살려내는 초긍정의 할머니다. 그녀는 해롤드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어 점차 그를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해롤드에게 지상에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음악을 배우는 것이라며 벤조를 가르친다. 해롤드는 어느 날 모드 할머니의 팔뚝에서 이상한 숫자를 발견하는데 모드 할머니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할머니임을 알게 되고 할머니로 인해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임을 알게 된다.
해롤드에게 모드는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안내자이고 모드에게 해롤드는 젊음과 생명력을 상기시키는 친구다. 해롤드와 모드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쌓는다. 모드는 해롤드에게 삶의 즐거움과 소소한 기쁨을 가르치며, 해롤드가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따르도록 격려한다. 해롤드는 처음으로 삶에 대한 생명력을 느끼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모드를 사랑하게 된다.
해롤드는 모드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지만 모드는 해롤드에게 자기 삶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린다. 해롤드는 모드의 80번째 생일에 프로포즈를 준비하지만 모드는 자기 계획대로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해롤드는 처음으로 삶의 의미를 깊이 생각한다. 모드의 죽음 이후, 해롤드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는 더 이상 죽음에 매달리지 않고 모드가 가르쳐준 삶의 기쁨을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해롤드와 모드의 관계는 죽음에 집착하는 젊은이와 삶을 사랑하는 노년의 대조를 통해, 삶과 죽음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모드는 규범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며, 해롤드에게도 진정한 자유를 찾는 법을 가르친다. 또한 모드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과 죽음에 주체적이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녀는 죽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려 했다. 이를 통해 해롤드는 죽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모드가 가르쳐준 대로 삶의 소중함과 자유를 깨닫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웃집에서 누가 하나 죽어 나가도 모르는 각박한 요즘 시대다. 모드의 모습은 삶에 희망을 잃고 우울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알려준다. 나이와 사회적 규범을 초월한 해롤드와 모드의 사랑 이야기는 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볼 시간조차 없이 정해 놓은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바로 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의 내면을 바로 보라는 교훈을 준다. 어떻게 무엇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는 각자에게 달렸다.
[민병식]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시인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뉴스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2 전국 김삼의당 공모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제2회 아주경제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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