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칼럼] 불조심어린이마당 대회 지도는 예술이다

서동욱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유익한 대회인 ‘불조심어린이마당’ 안전퀴즈 대회, 명칭은 불조심어린이마당이지만 화재 안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안전, 자연재난, 수상안전, 심폐소생술 및 압사사고 예방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는 대회이다.

 

지역 소방서와 협력하여 한국119청소년단을 만들고 불조심어린이마당 지도를 한 지 올해로 7년째가 되었다. 2019년에 처음 지도를 하고 수상을 했으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많은 경험들이 쌓였다.

 

이번에 지도한 4학년들도 지역 예선에 출전하여 뛰어난 안전 역량을 발휘하여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 분야에서 나는 대한민국 교사 중 대상 수상 포함 가장 많은 경험과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대회 준비를 위한 사전 과업으로 학생들에게 독서를 매우 강조한다. 그 이유는 안전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어도 퀴즈 문제에서 묻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동문서답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불조심어린이마당 안전 퀴즈대회는 안전역량평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언어능력 평가이기도 하다. 40분 중에 10분의 OMR 답안지 작성 시간을 제외하고 30분 이내에 퀴즈 25문제를 정확히 읽고 이해하고 답을 찾고 상위 인지능력을 모두 동원하여 오답을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해력, 독해력, 추리력, 종합적 사고력이 모두 동원된다. 40분 동안 초인적인 집중력을 동원하고 나면 대회가 끝나자마자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고3 학생들처럼 긴장이 일시에 풀리며 녹초가 된다. 11살, 12살의 어린 학생들에게는 호락호락한 대회가 아니다. 사실 수상을 계속하니 외부에서 보기에는 대회 준비가 쉬워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 또한 해마다 지도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지도하는 학생들이 매년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학생들의 출발점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어떤 학생들은 독서 습관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일도 있었으며, 의자에 앉아서 하나의 주제에 5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집중하여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못 견뎌 하는 ADHD로 보이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런 경우를 커버하기 위해 나는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여 학습과 연결하는 시도를 계속했다.

 

천차만별의 학생들을 이끌고 교사가 단 두 달 만에 그 지역 1위를 만들고 전국 대회에 진출해서 전국 1위로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게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동시에 학생들의 심리를 수시로 파악하여 대회 준비 과정이 너무 들뜨지도 않으면서 의욕이 너무 저하되지도 않게 그 수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여 수시로 동기유발이 되도록 적절히 자극하고 학습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것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학생들이 너무 방심하면 대회에서 실수가 많아져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너무 겁을 먹어도 실력 발휘가 어렵다. 두 지점의 중도(中道)를 유지할 수 있게 학생들의 심리를 미묘하게 잘 컨트롤하는 것이 노하우의 한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불조심어린이마당 지도를 심리적 예술 행위라고 생각한다.

 

지도와 교육은 당연한 것이고 교육을 넘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소리내도록 협동하여 한 곡의 음악을 연주하도록 지휘하는 예술이다. 사실 스무 명이 넘는 학생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모두 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각자의 상황이 있다. 몇 년 전의 어떤 학생은 무임승차에 가까운 행동을 하기도 했다. 단체전이다 보니 나 하나쯤이야 하지 않아도 되겠냐는 안이한 생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점들을 예상하고 모두 다 고려하여 학습법을 개발하고 팀이 분열되지 않게 하나로 힘을 모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스킬이자 지휘법이다. 제25회 불조심어린이마당을 다시 수상하며 나는 이제 한 곡의 오케스트라 합주를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채를 잡는 법, 악보를 보는 법, 연주를 하는 법 등을 조금씩 몸에 배게 하고 나는 지휘자의 자리에서 단원들을 독려하며 하나의 음악을 연주했다.

 

그 음악의 제목은 ‘우리는 하나’이며 우리 4학년 1반 학생들은 한 살 많은 5학년들과 벌인 경기에서 비록 최우수상을 수상하지 못하고 아쉽게 우수상에 그쳤지만 모두 합심하여 끝까지 연주한 우리의 음악은 너무도 아름다웠으며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 팀이 되고자 노력했다. 불조심 어린이마당 대회 지도는 예술이다.

 

 

[서동욱]

1급 정교사 

미국 화재폭발조사관 

소방안전교육사 및 소방학교 외래강사

소방안전교육사 국민안전교육실무 교재 편저 

어린이 안전교육전문가 사람책(대구시립중앙도서관 등)

한국119청소년단 지도교사 

이메일 galaxy57@korea.kr

 

작성 2025.09.15 10:35 수정 2025.09.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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