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족자선득疾足者先得의 지혜

'발 빠른 자'가 기회를 선점하는 초경쟁 시대의 생존 전략

현대 사회, '사슴'을 누가 먼저 잡는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자세

 

이미지출처 관용구: Agile first get (음성학, 의미, 암시) | "관용구 사전" ?

 

질족자선득疾足者先得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발 빠른 자'가 기회를 선점한다는 것이다.
 

秦失其鹿 天下共逐之 于是 高材疾足者 先得焉
진실기록 천하공축지 우시 고재질족자 선어득
(진나라가 사슴을 놓치니 천하가 함께 쫓았고, 이에 재주가 뛰어나고 발 빠른 사람이 먼저 얻었다.)

 

이는 한漢나라를 건국한 유방劉邦의 천하 통일 과정을 비유하며 인용되는 말에서 비롯된 '질족자선득疾足者先得)'의 근원적 의미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 사자성어는 단순히 '빨리 뛰는 사람'을 넘어, 기회를 포착하고 실행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을 거머쥔다는 냉철한 현실을 함축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변화의 속도가 무서우리만치 빨라진 오늘날, '발 빠른 자'가 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현대 사회, '사슴'을 누가 먼저 잡는가? 과거의 '사슴'(天下)은 물리적 영토나 권력이었지만, 현대의 '사슴'은 혁신적인 기술, 새로운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갖는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한 유니크한 기회를 의미한다. IT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질족자선득'의 원칙이 더욱 명확해진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아이폰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압도적 지위를 구축한 것은 단순히 아이디어가 좋아서가 아니다. 이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기회를 빠르게 인지하며, 남들보다 훨씬 신속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하는 '질족疾足(신속한 실행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선득先得(시장 선점)'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 : 충청투데이https://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0289

 

남들이 아직 망설일 때 과감히 뛰어들어 '최초의 이점(First-Mover Advantage)'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적 '질족자선득'의 핵심입니다. 신속한 실행력은 '빨리 걷기'를 넘어 '방향'을 잡는 지혜다. '질족자선득'을 오해하여 무조건 남보다 서두르거나 성급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질족'에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야 합니다.

 

첫째, 정보력과 통찰력이다. 발만 빠르다고 해서 무작정 뛰는 것은 헛걸음만 낳는다. 어느 방향으로 달려야 '사슴'이 있는지를 안다. 이는 곧 데이터를 읽는 능력,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통찰력, 그리고 변화를 예측하는 선구안을 의미한다. 질 높은 정보를 남보다 빠르게 취득하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이야말로 현대판 '발'의 역할을 한다.

 

둘째, 과감한 실행력 (Action Bias)이다. 수많은 기회들이 분석과 고민의 단계에서 멈춘다. 완벽을 기하려다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질족자'는 '일단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하며, 즉각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장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주저 없이 실행하는 능력, 즉 행동 편향(Action Bias)을 갖춘 사람이 결국 기회를 선점한다.

 

'질족자선득'의 원칙은 조직 생활이나 개인의 커리어 개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직무 역량의 선점에 있어서 새로운 기술(AI, 데이터 분석 등)이 부상할 때, 남들이 아직 망설이는 동안 빠르게 학습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전문성을 선점하는 사람이 조직 내에서든 이직 시장에서든 가치를 인정받는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질족자'처럼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하여 성과를 만들어낸 경험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질족자선득'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세여야 한다. 쉼 없이 질주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회복 탄력성이 필수적이다.

 

시장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어제의 '발 빠른 자'가 오늘의 '굼뜬 자'가 될 수 있다. 자기 계발과 학습을 멈추지 않는 자세가 장기적인 '질주 체력'인 것이다.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배움을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작은 실패에 얽매여 멈추는 순간, 기회는 이미 다른 '질족자'에게 넘어간다.

 

기회는 대기하는 자가 아닌 행동하는 자의 몫이다. 우리는 기회의 크기가 곧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질족자선득'은 '경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주도적인 삶의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 '좋은 때'를 기다리며 관찰만 해서는 안된다. 불완전하더라도 방향성을 정했으면 과감하게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신속한 실행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 내가 발견한 작은 기회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것이 바로 초경쟁 시대의 가장 확실한 성공 공식이다.

 

 


 

작성 2025.11.01 22:53 수정 2025.11.0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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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