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의 민간기업 취업을 넘어 직장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민간 취업자와 구직자가 한자리에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희망JOB談’과 입사 초기 근로자를 위한 ‘치얼업데이’를 통해, 서울시는 복지와 고용이 결합된 새로운 자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노숙인과 주거취약계층이 단순히 일자리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직장 내 관계 형성과 장기근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응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지난 7월부터 취업 초기 근로자들의 직장 적응을 돕는 ‘치얼업데이(Cheer Up Day·CU데이)’를 시행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입사 1~3개월 차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서적 지지와 관계 회복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참여자에게는 커피·간식 등 소통을 위한 간단한 다과와 함께 직장생활 응원 키트를 제공한다. 또한 필요 시 직장 내 어려움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기관 연계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이를 확장해 지난 10월 28일 종로구 포레스트 구구에서 ‘도란도란 희망JOB談(잡담)’ 행사도 개최했다. 이 자리는 민간기업에 취업한 노숙인 출신 근로자들이 후배 구직자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현실적인 조언을 주고받는 취업 교류의 장으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민간 취업자 18명, 구직자 8명, 서울시 및 노숙인일자리지원센터 관계자, 후원사 BGF리테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취업자 5명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직장 적응기를 발표했고, 구직자들은 “직장생활 중 돈을 어떻게 모으는지”,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 취업자는 “작게라도 저축을 시작하는 습관이 자신감을 키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어려운 순간엔 동료나 상담사에게 먼저 도움을 구하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조언했다.
행사 후원사인 BGF리테일(CU편의점 운영사)은 참여 취업자 전원에게 5만 원 상당의 CU 기프트카드를 전달했다. 서울시는 “스스로 선택하고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립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마련한 상징적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시설 단위로 진행되던 취업 사례관리를 서울시 전체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시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시는 행사를 통해 나온 취업자들의 생생한 사례와 조언을 사례집으로 제작해 구직자와 복지시설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김미경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노숙을 벗어나 꾸준히 일터를 지켜온 분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희망JOB談’을 정례화하고 민간 취업자 사후관리 지원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