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너진 제단을 다시 세우다 - 에스라 3장의 ‘삶의 중심’ 회복 이야기
삶이 무너졌을 때, 사람은 무엇부터 다시 세워야 할까.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은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들이 한 일은 성전의 벽을 세우는 것도, 집을 짓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먼저 하나님의 제단을 세웠다.
삶의 중심을 다시 하나님께 두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이었다.
에스라 3장은 그들의 행동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너의 중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바벨론에서 돌아온 백성은 무너진 도시와 잊힌 기억 속에서도 한 가지를 잃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마음이었다.
그들은 아직 성전의 터조차 닦이지 않았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였다(에스라 3:1-3).
그들의 첫 행동은 제단을 세우는 일이었다.
삶의 터전이 아니라, 예배의 터전이 먼저였다.
그 중심에는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신앙이 있었다.
오늘 우리도 삶의 방향을 잃을 때,
무너진 예배의 자리를 다시 세우는 것에서 회복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에스라 3장에서 백성은 제단을 세우고 아침저녁으로 번제를 드렸다.
이는 단순한 종교 의식이 아니라 신앙의 중심을 회복하는 행위였다.
성전의 화려함보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자리가 중요했다.
그들이 제단을 세운 것은 단지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다시 하나님께 드리기 위함이었다.
우리의 제단은 교회 건물이나 행사 속에 있지 않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는 순간,
그 자리에서 우리의 제단은 다시 세워진다.
기초가 놓이자 백성들은 찬양하며 환호했다.
그러나 동시에 옛 성전을 기억하던 장로들은 울음을 터뜨렸다(에스라 3:12).
기쁨과 눈물이 한자리에 섞였다.
이 장면은 회복의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새로운 시작에는 언제나 상실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뒤섞인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소리를 하나로 받으신다.
눈물 속에도 찬양이 있고, 찬양 속에도 회개의 눈물이 있다.
삶의 재건은 이 두 감정이 함께 흐를 때 완성된다.
에스라 3장의 백성은 완전한 조건이 아니라, 믿음의 결단으로 제단을 세웠다.
그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예배를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중심을 하나님께 두는 삶이다.
삶이 흔들릴수록 ‘무엇을 먼저 세워야 하는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
예배, 말씀, 그리고 하나님 중심의 선택이 우리의 제단을 다시 세운다.
삶의 중심을 바로 잡는 일은 결국 “하나님이 중심이 되시는 삶”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회복이며, 영적 부흥의 시작이다.
무너진 제단을 다시 세운 백성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준다.
삶의 잿더미 속에서도 중심을 하나님께로 돌릴 때,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
성전보다 먼저 세워진 제단, 그 위에서 드려진 예배는
회복의 본질이 ‘관계의 회복’임을 보여준다.
삶의 중심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도 다시 제단을 세우는 자리에 서야 한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