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의 시] 범어사 동백꽃

김태식

 

범어사 동백꽃

 

 

섣달 그믐밤의 달빛도 무거울 것 같아 비켜서 핀 꽃

연지, 곤지 찍은 새색시처럼 오목한 볼이 붉게 올라 있고

붉은 별들이 몸을 던져 피어낸 꽃

나뭇가지는 애처로운 힘으로 꽃을 받쳐 들고

서러운 붉은 빛은 자신이 떨어질 땅을 응시한다

도톰한 입술 깨물고

새빨간 함지박 입으로 붉은빛을 머금은 꽃잎

노루꼬리만한 일몰이 다가오고

멈추지 않는 붉은 빛이 밀물처럼 밀려오면

나의 마음은 울렁이고

헤아릴 수 없는 진홍빛 그리움이 썰물처럼 쓸려 가면

나의 가슴은 흔들거린다

범어사의 

목탁소리 산을 넘어가고

대웅전 앞에서 삼배 마치고 동백꽃 떨어지는 날 오면 

나의 입술에 붉은 밑줄 예쁘게 그어 주오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

작성 2026.03.10 11:52 수정 2026.03.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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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