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율동시회] 판잣집에서

유영석

 

판잣집에서 

 

 

기와집 담 너머에 숨죽인 판잣집 하나

빗줄기 헤치시며 기어오른 아버지

찢긴 밤

지붕을 꿰맨다,

사랑의 실 엮으며

 

억수는 처마 끝에 눈물처럼 매달리고

들창 틈 스미는 바람 식은 가슴 흔드네

비좁고 어둑한 방 안 그리움이 스며든다

 

새벽녘 소년이 책 펼치고 귀를 대면

고장 난 벽시계는 종처럼 똑딱이고

아련히

기억 틈새에서 

작은 꿈 하나 피어난다

 

 

유영석

1957년 서울 출생. 2024년 

《한국산문》(수필), 《시조문학》(시조) 등단. 

수필집 『바다를 꿈꾸는 개구리』. 

한국그린문학상, 이투데이피엔씨 「2025년 나의 브라보 순간 공모전」 수상. 

한신대 교수 역임. 현재 신생학원 이사장. 율동시회 회원.

작성 2026.03.16 09:42 수정 2026.03.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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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