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창조의 예술

이태상

 


올봄엔 한국의 총선, 올가을엔 미국의 대선이 있어 정치 바람이 불고 있는데 74년 동안 존속되어 온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이 1993년 해체되면서 체코 연방 대통령직을 사임한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 1936-2011)이 그의 저서 여름 사색(Summer Meditations)’에서 정치인들이란 단순히 한 국가의 건강이나 병약상태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런 상태를 만들어 낸다고 다음과 같이 하는 말 좀 우리 함께 들어보리라.

 

어느 나라든 그 나라 국민 수준만큼의 정치 지도자를 갖게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한 사회의 거울이고 그 사회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일종의 화신이 정치인들이니까. 그렇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말해서 그 거꾸로 역()도 참으로 진()이다. 정치인들을 반사해주는 거울이 사회다. 사회 구성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강점과 약점 가운데 어느 쪽에 의존하는가, 사회 내부의 어느 세력을 억제하고 또 어떤 세력을 육성시키는가는 주로 정치인들에게 달렸다.

 

이전의 정권(여기서 그는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의미했겠지만, 유럽과 미주를 포함한 전 세계의 통칭으로서 서구식 독점 자본제국주의 정부들에게도 해당되는 말 아닐까)은 이기적 탐욕, 시기, 증오심 같은 인간 최악의 성질을 충동하고 동원해왔다. 그것도 아주 조직적으로. 다시 말하자면 인간의 약점을 악용해 온 것이다. 우리 자신의 최대공약수에 상당치 못하고 그 가치 기준에 못 미치는 위정자들로 인해 우리가 오늘의 사태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정치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이와 같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우리 사회의 향상과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의 최선을 이끌어 낼 중차대한 사명을 띠고 있다.

 

이처럼 명쾌한 그의 진단대로, 그래서 정치란 가능성의 예술이라 하는 것이리라. 예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게 잘 짜여 있어 다른 데서 경험하고 맛볼 수 없는 위안처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일찍이 내가 들은 말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지금 네가 어떤 사람이고 누구인가는 네게 주신 창조신 하느님의 선물이고, 앞으로 네가 어떤 사람 누가 되는가는 하느님에게 바치는 네 선물이다.”

 

이 말에서 하느님이란 우리를 도와주신 우리 조상, 부모형제, 그리고 친구들과 이웃까지 다 포함한 큰 하나 하나님이리.

 

이 말을 좀 달리 풀이해 보자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지만 그보다는 너 자신을 창조하라, 아니 또 그보다는 너 자신을 날마다 새로 창조해 가면서 살라고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고 자살(?)한 그에게 좀 무리한 주문이 될지는 몰라도 말이다.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코리아헤럴드 기자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3.03 11:57 수정 2020.09.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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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