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휘 기자 칼럼] 특수교육을 생각하다

(15) 점자는 시각장애학생의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입니다

김건휘 기자

 

우리가 처음 글자를 배웠을 때를 한번 생각해 보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글자를 배울 때 쉬운 단어의 발음을 듣고, 조금 더 익숙해지면 눈으로 글자를 보고 글자를 따라서 써보게 되고 어느 새 익숙해지면 스스로 글자를 쓰게 됨으로써 글자를 학습하게 된다. 그렇다면,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에는 글자를 어떻게 학습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이번 칼럼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인 점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점자는 시각장애 학생이 읽고 쓸 수 있는 중요한 문자로서, 단순히 문자가 아닌 의사소통을 위한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점자를 능숙하게 읽고 쓸 수 있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를 모르는 시각장애인보다 취업률이 높고, 더 높은 자아존중감을 갖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각장애 아동에 대한 조기 점자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점자법(Braille bill)을 제정하여 시각장애 학교는 물론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점자지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점자의 기본적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서는 한글 점자에 대해서만 다루어 보고자 한다. 점자는 6(세로로 3, 가로로 2)으로 구성되고 점자의 번호는 왼쪽 위에서부터 아래로 1, 2, 3, 이어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4, 5, 5점의 번호를 붙여 사용한다. 그리고 이 6개의 점을 조합하여 64개의 점형을 만든다.

 

64개의 점형 중 점을 하나도 찍지 않은 빈칸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빈칸은 단어 사이를 띄는 데 사용된다. 그 외의 63개의 점형을 초성 자음 13, 종성 자음 14, 모음 21, 약자 27, 약어 7, 숫자, 문장부호 등에 배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한글 점자에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몇 가지 특성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점자는 모아쓰기가 아닌 풀어쓰기를 한다는 점이다. 한글의 제자원리는 각각 자음과 모음을 결합함으로써 하나의 뜻을 가진 글자를 만들게 되지만, 점자는 모아쓰기가 아닌 풀어쓰기로서 글자 결합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을 ㅁ, , ㄹ 과 같이 풀어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모아쓰지 않고 풀어서 쓰는 점자의 특성상, 종이는 특수하게 제작된 점자지를 이용하여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부피가 굉장히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점자의 경우 약자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점자 학습을 하게 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며, 무엇보다 시각장애인이 쉽게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정확하게 읽고 다시 읽는 정독과 재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조기에 시각장애 아동에 대한 점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재 많은 시각장애아 학교에서는 시각장애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점자를 잘 알지 못하며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쉽게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앞에서 논의하였던 시각장애아 담당 특수교육교원에 대한 점자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수교사 임용고시에서도 점자에 관련된 문제가 매년 출제되고 있으나, 교사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점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지 않으면 시각장애아교육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점자를 활용하여 시각장애 학생들이 원활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점자로 된 교재 및 대체자료 등이 보편화되어야 한다. 현재 시각장애인복지관 및 점자도서관 등에서 점자교재 및 대체자료의 제작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시각장애인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외상 혹은 질병으로 인하여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에 실명한 시각장애인들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고 온전한 한 개인으로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수단인 점자와 점자도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요청된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4.29 10:30 수정 2020.04.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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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