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휘 기자 칼럼] 특수교육을 생각하다

(15) 통합교육,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김건휘 기자

 

최근의 특수교육은 분리교육에서 통합교육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통합교육이 특수교육이 지향하는 사회적응력의 향상에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비장애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하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통합교육은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으나, 장애의 유형과 특성을 온전히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사회 적응능력을 좀 더 높이기 위해 통합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 즉 완전통합(Full integration)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통합교육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통합교육이 더 나아가고 진보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통합교육이 대두된 이론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통합교육의 개념과 통합교육이 대두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통합교육이 더욱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통합교육의 정의

통합교육은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정의는 모두 일반교육 현장에 특수아동을 포함시키는 것을 공통적인 핵심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내용을 먼저 알아보고, 통합교육이 대두되어 온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기로 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16항에서는 통합교육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ㆍ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이와 같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통합교육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즉 장애유형과 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고, 또래들과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이 통합교육이라 할 수 있다.

 

(2) 통합교육의 역사적 배경

 

. 정상화 원리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움직임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정상화 원리(Principle of normalization)이다. 정상화라는 용어는 1960년대 스웨덴의 학자에 의해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구체적으로 정상화라고 하는 것은 장애(Disability)나 기타 불이익(handcap)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한 사회의 일반적인 환경 및 생활 방식과 유사하거나 실제로 동일한 삶의 형태와 일상생활의 조건을 제공해 주는 것(Nirje, 1985)을 의미한다. 즉 장애인은 가능한 한 일반적인 사회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장애인도 일반인의 교육 환경과 동일하거나 최대한으로 유사한 환경에서 교육받아야 하며, 일반인에게 사용되는 교육방법과 동일하거나 가장 유사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상화의 원리에는 적용되는 기준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존재함에도, 정상화 원리의 개념이 특수교육에 있어서 최소제한환경(Least restricive environment : LRE)의 개념을 탄생시켰으며, 정상화 원리는 현재 특수교육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 최소제한환경

최소제한환경(LRE)이란 미국의 장애인교육법(IDEA)에 명시된 법적 용어로서, 장애아동을 장애가 없는 또래, 가정, 지역사회로부터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분리시켜야 한다는 개념이다. 최소제한환경을 명시한 미국의 장애인교육법(IDEA 2004)은 장애 학생이 자신이 지닌 장애의 정도나 성격으로 인하여 일반학급에서의 보충적인 도움과 서비스만으로는 성공적인 성취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서는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 또는 일반교육 환경으로부터 분리된 어떠한 환경에도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정상화이 원리와 최소제한환경은 현재 통합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3) 통합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통합교육이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비장애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통합교육, 특히 완전통합(Full integration)을 하는 점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시각, 청각장애 등과 같이 감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통합교육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시각장애의 경우 전맹과 저시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시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경우 기본적으로 점자 지도, 한소네 등의 점자정보단말기를 비롯한 보조공학기기의 사용, 케인(흰지팡이)을 이용한 보행훈련 지도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일반학교에서는 이러한 학습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또한 비장애 학생들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교육과정 편성 상황을 생각해 볼 때 개별화교육계획(IEP)을 작성하여 통합교육 환경에서 실시한다고 해도 뚜렷하게 시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청각장애의 경우 농과 난청으로 나누는데, 청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경우 기본적으로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단독 혹은 병행하여 사용하게 되며, 구화와 수어 등의 의사소통 방법의 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훈련된 특수교사에 의해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반학교, 즉 통합교육 환경에서 청인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겠지만 이 과정에서 청각장애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감각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통합교육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특수학교에서의 교육이 바람직할 수 있다.

 

반대로 지적장애 및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경우 가능하면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보다 통합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비장애 학생들의 행동을 모방하고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사회적응능력의 결함을 조금씩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통합교육 현장에서는 또래교수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통합교육은 각 장애유형과 학생의 현재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시되어야 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응능력 이전에 스스로 자신을 아낄 수 있는 자아존중감이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온전히 이해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것이 특수교육의 역할이라 하겠다. 순간 목표치를 높게 잡았다가 자칫 학생의 자아존중감을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모도, 특수교사도, 통합학급 교사도 아닌 오직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김건휘 기자 loveseoulmirae0921@naver.com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06 11:30 수정 2020.05.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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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