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우린 윙크하는 별들이리

이태상

 



지난 20151010일 뉴욕문화학회 건물에서 현대 코스모스 주의(Modern Cosmism)’ 회의가 열렸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 안목을 뜨고 우주적 시각으로 우리 모두의 일체감과 조화를 도모 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닥쳐올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예방키 위한 코스미안 사상과 일맥상통하는, 너무도 시급하고 절박한 화두를 제공한 것이었으리라.

 

시의적절하게도 그 당시 씨스타, 케이윌, 몬스타엑스 등이 소속된 스타십 엔터테인트먼트가 중국 위에화 엔터테인트먼트와 손잡고 2016년 초 씨스타의 뒤를 이을 새 걸그룹 우주소녀(Cosmic Girls)’를 탄생시켰다.

 

우주의 네 개 원소에 따라 네 개 유닛으로 나뉜 우주소녀 설아, 엑시, 보나, 선의, 수빈, 다원, 루다, 성소, 은서, 미기, 다영, 여름, 연정은 지난 2019225일 데뷔 3주년을 맞아,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우주소녀는 저희 음악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주는 음악과 무대를 만들자고 늘 생각해왔다. 앞으로도 우주소녀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담은 음악을 들려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2월 미니앨범 'Would You Like?'와 타이틀곡 '모모모'로 데뷔한 우주소녀는 그간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관과 독보적인 판타지적 감성을 담은 음악으로 꾸준히 성장, 대세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데뷔곡 '모모모''우주'를 배경으로 색다른 스토리텔링 걸그룹의 시작을 알리며 가요계에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킨 우주소녀는 아이오아이의 멤버로 활약했던 유연정의 합류 이후 더욱 풍부한 음악적 서사를 풀어나갔다. 풋풋한 소녀들의 감정을 담은 음악은 가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고, 13인의 다인원을 이용한 화려한 퍼포먼스는 보는 즐거움을 한층 더했다.

 

메리암-웹스터 사전은 2015올해의 단어로 접미사인 ‘ism’을 선정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메리암-웹스터 웹사이트 (Merriam-Webster.com) 이용자들이 많이 찾아본 단어가 사회 주의(socialism), 파시즘(fascism), 인종주의(racism), 공산주의 (communism), 자본주의(capitalism), 테러리즘(terrorism) 등이 있다.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의 돌풍과 함께 인기를 누렸었고, 파시즘은 201511월 미국 시카고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10대를 사살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해당 경관이 사법 처리된 사건과 관계가 있었으며,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과 관련해서는 파시스트(fascist)라는 단어가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었다.

 

자업자득이라고 자연만물에 갑질해온 지상 최악의 기생충이라 할 수 있는 인류의 온갖 패악질 탓에 우리가 오늘날 코로나19 펜데믹을 자초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급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인류에게도 정녕코 답은 있다. 약으로 쓰자면 약 아닌 것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ism’ 그것도 같은 인간 가족 간의 인종주의뿐만 아니라 인본주의가 문제라면, 그 본질적 해법과 해답은 다름 아닌 코스미즘(Cosmism)’으로 우리 모두 어서 코스미스트(Cosmist)’가 되어, 우리 모두 각자가 각자 대로 하나같이 다 코스미안(Cosmian)’임을 한시바삐 깨달아 자각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우주 만물이 한 가족이요, 우리는 동--광물 가릴 것 없이 하나라는 인식 말이어라.

 

그 비근한 예를 20151216일자 중앙일보 사람사람페이지에 김호 기자가 소개한 짤막한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으리라. ‘중학생 1,258명이 만든 이웃 1,000명 이야기로 광주 수완 중학교 전교생이 주민 인터뷰를 통해 만든 동화책 아름다운 알음에 관한 이야기다.

 

크레파스로 그린 환한 표정의 가면을 쓰고 주변에 작은 도움을 건네는 주민들. 그리고 그들의 평범한 일상. 광주광역시 수완중 학생들이 펴낸 동화책 아름다운 알음속 이웃들 모습이다. 동화는 열 한 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 수완이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1년 내내 가정에 행복의 웃음꽃이 피어날 거에요.’라고 적힌 쪽지를 받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수완이는 하루 동안 이웃을 돕거나 배려하는 11명의 주민을 만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변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동화에 등장하는 11명은 실제 광주시 광산구 수완지구 주민들이다. 수완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교생 1,258명이 지난 (2015) 3월부터 주민 1,00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전교생이 모아온 사연들을 3학년 최욱미(당시 15)양 등 6명이 책으로 엮었다. 이들은 회의를 거쳐 남을 배려하는 사람, 이웃을 돕는 사람, 늘 웃음을 짓는 사람 등 11명의 주민을 꼽았다. 이어 이들의 일상 속 모습을 보충 취재한 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곁들이며 동화책을 완성한 것이다.

 

병원에서 4년째 기타 공연 봉사활동을 하는 50대 주부, 주민들을 위해 도서관 건물을 공짜로 임대 해준 마트 주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료로 진료하는 치과 의사, 7년간 130여 차례 헌혈을 한 회사원 등 실제 수완동 주민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동화에 담겼다. 학생들은 동화책을 만들면서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는 감동적인 기사였다. 이 같은 이야기가 지구촌 곳곳에서 있기를 나는 간절히 소망하면서, 수완이를 비롯한 수완중학교 학생 1,258명 전원에게 격려와 찬사의 큰 박수를 보냈다.

 

이상이 좀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고찰이라면 그 반대로 쉬쉬하며 가려진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이고 내밀한 사회적인 문제도 좀 짚어보리라.

 

얼마 전 온라인에서 여성가족부의 이른바 쾌통법(쾌락통제법)’이 도마에 올랐었다. 여가부가 특수콘돔을 청소년유해물건으로 분류해 청소년에게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일반 콘돔과 특수콘돔을 구별해 팔기 어렵다 보니 포털 사이트들이 아예 콘돔을 19금 검색어로 해둬, 일반 콘돔 구매가 막힌 것은 물론, 콘돔이 뭔지 그 용도와 사용법을 알려주는 글도 성인이 될 때까진 볼 수가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특수콘돔이 청소년에게 음란성이나 비정상적인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지나치게 성적 자극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여가부의 해명이라고 했다.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의 조치인가.

 

2015년 여름 영국의 10대들이 과학경시대회에 성병을 감지하는 콘돔을 내놔 박수갈채를 받았다. 클라미디아균에 닿으면 초록, 헤르페스에는 노랑, 매독에는 파랑으로 색이 변한단다. ‘틴테크 어워즈건강 분야 1등을 수상한 뒤 이들이 밝힌 소감은 우리의 발명품으로 어른들이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일본에선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사춘기 아들의 성적인 스트레스를 엄마들이 풀어주는 사례들까지 종종 있다는 기사를 언젠가 보면서, , 이것도 어린애들 대소변 생리작용 훈련시키듯 무척 안전하고도 아주 경제적인 일종의 성교육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나는 했었다.

 

우리 생각 좀 해보면, 아들딸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다 엄마의 옥문을 통과하는 통과의례를 치르지 않았는가. 어려서부터 듣고 자란 이 나는 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이 축복이지 어째서 욕이겠냐고 반문했다. ‘지에미 씹할 놈이란 원초적 사실조차 우리의 원죄가 아닌 원복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쾌통법을 한시바삐 폐기하고 쾌촉범(쾌락촉진법)’을 제정해야 하지 않을까. 아프리카나 중동에서는 여성의 정조를 남성의 사유물화해서 여자아이들의 성기를 자르고 꿰매는 할례(circumcision)가 아직도 남아 있지 않던가. 이런 천하의 만행(蠻行)은 한시 빨리 지구에서 없어져야 할 일이다.

 

어디 그뿐인가. 성폭행이다 성추행이다 하는 각종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콘돔은 물론 편리한 성기구들을 적극적으로 널리 보급해서라도 심리적이고 성적인 변비증 환자들을 치료해 줘야 하리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가 직접 체험해 온 바로는 솟구치는 성욕을 자위행위로라도 풀기 전에는 공부고 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머리가 띵하더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커서 소설을 한 권 쓴다면 씹 마려운 아이들로 하겠다고 그 제목까지 미리 정해 놨었다.

 

흔히 마음이 몸을 지배한다고 영어로는 ‘Mind over Body’라 하지만 그 반대 역()도 진()이란 것이다. 우리 호흡작용이 그렇고, 혈액순환이 그러하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리 몸의 호르몬작용도 그렇지 않으랴. 이 호르몬의 신진대사가 원활치 못할 때 사람들은 이상성격자가 되어 공연히 신경질 부리면서 짜증과 화를 내게 되는 것 같다. 우선 몸이 즐거워야 마음도 즐겁고 여유로워지는 게 당연지사이리라.

 

신체적으로 모든 내과적인 질환이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이상 상태에 기인한다고 영어로 싸이코소매틱(psychosomatic)’이란 말이 있듯이 그 반대로 모든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들이 육체적인 불균형과 부조화에서 야기된다는 뜻으로 나는 영어사전에도 아직 없는 피지코소매틱(physicosomatic)’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써보리라.

 

어떻든 몸과 맘이, 영과 육이, 사랑과 섹스가, 삶과 사랑이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어느 것이 먼저일까 하는 것은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또는 빛이 먼저냐 어둠이 먼저냐, 머리냐 가슴이냐와 같이 불가지문(不可知問)의 영원한 수수께끼이어라.

 

사소하다면 사소하겠지만 자신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꼭 나한테 진지하게 그 해법을 묻는 동료가 있다. 파키스탄 사람으로 인도어 법정통역관인 이 친구가 얼마 전 내게 말하기를 변비가 심한데 약을 복용해도 소용없으니 좋은 자연요법을 알고 있으면 좀 알려달라는 거였다.

 

그래서 내 비법을 알려줬다. 다름 아니고 부인과 성관계를 가질 수 없으면 자위라도 해보라고 했다. 파키스탄 항공사에 평생토록 근무하다 은퇴한 이 친구는 독실한 무슬림 신자이라서인지 자위행위는 죄악이라 할 수 없단다. 난 즉각적으로 대꾸했다. ‘죄악이라 생각하면 죄악이겠지만 쾌락이라 생각하면 즐거움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나는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말을 인용했다.

 

세상에 선도 악도 없다. 네 생각이 선도 악도 만든다.”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1958121일자 미국 일간지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엔 미국 언론인 마이크 월리스(Mike Wallace 1918-2012)와 미국 작가 잭 케루악(Jack Kerouac 1922-1969)의 이런 대담이 실렸었다.

 

마이크 월리스: “다 좋으신가요? (All is well)”

잭 케루악: “, 우리는 모두 천국에 있지요. (Yeah. We’re all in heaven, now, really.)”

월리스: “그런데 말씀이 행복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You don’t sound happy.)”

케루악: “, 그렇죠. 난 굉장히 슬프답니다. 난 아주 절망적입니다. (Oh, I’m tremendously sad. I’m in great despair.)”

월리스: “왜죠? (Why?)”

케루악: “생존해 있다는 게 커다란 짐이지요. 아주 무거운 짐이지요. 난 죽어서 천국에 편안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It’s a great burden to be alive. A heavy burden, a great heavy burden. I wish I were safe in heaven dead.)”

월리스: , 당신은 천국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천국에 있다고 방금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But you are in heaven, Jack. You just said we all were.)”

케루악: “. 그걸 내가 알았더라면. 내가 아는 걸 잊지 않고 기억할 수만 있다면 말이지요. (Yeah. If I only knew it. If I could only hold on to what I know.)”

 

2001년 출간된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 대니얼 섹터(Daniel Schacter, 1952 - )의 저서 기억의 일곱 가지 죄악(The Seven Sins of Memory: How the Mind Forgets and Remembers)’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열거하는 기억의 일곱 가지 죄악으로 첫째는 덧없음(transience ), 둘째는 정신 딴 곳에 팔기(absent-mindedness), 셋째는 꽉 막힘(blocking), 넷째는 착각(mis-attribution), 다섯째는 편견(bias), 여섯째는 암시성 (suggestibility), 그리고 일곱째는 고집(persistence)이 있다.

 

이 일곱 가지 기억의 죄악을 한 마디로 줄여본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도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나.

 

나무나 빛깔이나 눈이나 꽃에 대해 말할 때 이들에 대해 우리가 뭔가 안다고 믿지만, 이들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메타포일 뿐이다. 하지만 메타포는 사물의 실제와는 같지 않고 별개의 은유(隱喩)일 뿐이다.”

 

“We believe that we know something about the things themselves when we speak of trees, colors, snow and flowers; and yet we possess nothing but metaphors for things, metaphors which correspond in no way to the original entities.”

 

그렇다면 골 아프게 골탕 먹이는 온갖 골칫거리로 골머리 앓지 말고 머리를 비워 좋은 기억만 간직하듯 오물 같은 욕심은 다 배설해 버리고 마음을 깨끗이 비워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사랑으로 우리 가슴 채워보리라. 그럴 때 우리 삶은 기적 같은 축복으로 우리 사는 세상이 천국이 되리라.

 

자전적 소설 같은 길을 걸으며(On the Road, 1957)’의 작가 잭 케루악(Jack Kerouac 1022-1969)의 한마디는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말이다.

 

어쩜 삶이란

깜박이는 눈짓이고

윙크하는 별들이리.

 

Maybe that’s what life is

a wink of the eye

and winking stars.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18 09:56 수정 2020.05.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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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