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사회학, 코로나 사태로 보는 ‘강한 국가’ (1/2)

지도자가 홀로 나서는 ‘강한 정부’의 쇠퇴

가장 기본적인 국가의 의무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강대국들이 휘청거리는 와중, 대한민국 정부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이른바 강대국의 대열에 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지는 현 시점에서, 진정한 강대국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주어졌다. 본 기사를 통해 현재 국민들에게 필요한 국가의 역할과, 대한민국이 강대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1. 질병의 시대와 국가의 의미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였실제로 당선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모든 나라가 맞서기 꺼려하는 국제 문제를 자신의 노선대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트럼프는 승승장구했다이대로라면 트럼프는 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었고트럼프 식 국가 경영도 한동안 순항할 것으로 보였다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까지는 그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선에 성공하고 새 천황의 즉위로 레이와 시대에 들어서면서일본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는 듯 했다특히 2020 도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만 한다면 일본이 오랜 암흑기에서 벗어나 부흥기에 다시 들어 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내수가 살아나고 수출이 늘었으며관광수지는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가 성공하는 듯 보였다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까지는 그랬다.


pixabay 제공

 미국은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갱신하고 있으며, 코로나에 대응하는 지침이 통일되지 않거나, 그나마 제시된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시위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크루즈 사태부터 갖가지 구설수에 시달리며 방역 역량에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민들에게 지급한 아베노 마스크(아베의 마스크)’가 부실한 품질로 갖은 조롱을 받으며 총리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들 나라 외에도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각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정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 의무를 저버리고 보여주기 식 정책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를 제시한 사람은 많지만여기서는 근대적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을 제시한 학자토머스 홉스의 의견을 살펴보고자 한다그는 저서인 <리바이어던>을 통해 국가의 역할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격동의 17세기 영국을 살아가던 홉스는 이 저서를 통해 인간이 개인을 기본단위로 하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시민 사회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이는 사회 계약이라는 특수한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데홉스는 특정 집단을 구성하는 인간 모두가자신들이 가진 권력과 힘을 한 명의 사람혹은 하나의 집단에게 넘겨줌으로써 특정 집단이 공통의 권력을 정립하고 강력한 국가를 탄생시킨다고 보았다.


 이렇게 홉스의 이론을 따라 탄생한 강력한 국가는 프랑스 혁명과 영국의 명예혁명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하지만 결국 현대 민주사회는 인간이 권력과 힘을 넘겨주는 형태가 민주적이고 자의적인 형태인 선거로 바뀌었을 뿐기본적인 형태는 바뀌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 표지. '위키백과' 제공

 <리바이어던>의 표지를 보면, 왕관을 쓴 거인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주권자가 국민을 통해서만 존재하며, 국민이 그에게 양도한 권리를 통해 절대 주권을 행사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또한 주권자의 의무는 사람들에 대한 좋은 통치이며, 그 중 최고의 의무는 시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때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은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을 의미하며, 이는 당연히, 코로나19같은 질병으로부터의 안전을 포함한다. 홉스의 주장에 따르면 결국 현재 많은 나라들이 주권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홉스의 이론은 국가의 의무를 정립했다는데서 큰 의미를 가지지만, 홉스가 제시한 리바이어던식의, 강력한 대표자가 국가를 통제하는 국가관이 더 이상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유례없는 질병의 창궐로 인해 국가가 단순히 강력한 정부와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강대국이 아니라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pixabay' 제공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초창기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러 나왔지만, 무조건 상부가 지시하고 하부가 따르는 상명하복의 국가는 이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실제로 정부의 지나친 통제가 시민의 반감을 불러와 오히려 정부에 저항하는 시민층이 관찰된 국가도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한국은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언제라도 제왕적 권력으로 회귀하는 순간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180석이라는 전례 없는 권력을 쥐게 된 집권여당을 등에 업고, 대통령의 최측근들로 구성된 청와대 참모진을 거느린 현 정부는 정쟁에 휘말려 자칫 의무를 소홀히 하기 쉽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현재까지는 정상적인 대처와 훌륭한 사후 관리로 질병사태에 대한 뛰어난 관리능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기타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 점차 일어나는 현상을 경계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수용해야 할 것이며, 지나친 권력남용을 경계하고 국가의 의무인 시민의 생명 보호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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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원 기자
작성 2020.08.02 10:36 수정 2020.08.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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