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권위가 양복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피스를 입은 것에 호들갑을 뜨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두고 류 의원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폭력성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국회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비난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남자 정치인들의 옷차람은 탈권위일 수 있고, 여성과 청년 정치인들에게는 정치적이지 못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회에 얼마나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원피스를 입은 것이 논쟁할 꺼리가 아니다. 국회가 무슨 권위주의와 엄숙을 요구하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국회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여기서는 이런 옷, 저기서는 저런 옷을 입으라고 정해 놓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일 열심히 하면되는 것이다.
류 의원의 의상과 관련해서 폭력성 글을 쓰는 사람들은 여성정치인을 대상화 하는 형태에 불과하다. 성차별적인 편견이다. 이들의 주장은 소위 정치인다운 복장과 외모를 강요함과 동시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행태에 불과한 말들이다.
급기야 정의당이 류 의원에 대한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했다.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외모, 이미지로 평가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행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일 수 있고, 청년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하는 태도는 이중잣대에 불과한 것이다.
정의당은 “그동안 여성 의원의 경우,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화려한 색의 옷차림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설에 올랐다”며 “상대에게 고압적으로 소리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모습이 되고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시되는 작금의 현실에 유감을 표하며 지금은 2020년임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장이 필요할 땐 정장을 입으면 된다. 옷은 필요에 따라서 맞게 입으면 되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는 관행을 깨야한다. 앞으로 국회에서 정당과 생각이 각기 다른 국회의원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옷 색깔과 차림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