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중엽 어느 가을 영국 왕실과 런던 시에서는 두 사내아이가 태어난다. 한 명은 왕세자 에드워드 튜더이며 다른 한 명은 가난한 도둑 아버지를 둔 아들 톰 캔트이다. 둘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서로 비슷하게 닮았으나 생활은 달랐다. 에드워드는 왕자로서 귀하게 자랐고, 톰은 아버지와 할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구걸을 하며 생활한다. 빈민굴에 살지만 톰은 왕궁 생활을 동경하며 왕자의 삶에 대한 책을 읽고 왕궁 생활을 상상하며 잠들곤 했다.
어느 날 궁전 구경을 하게 된 톰이 황금 빛 빗장 사이로 왕자를 보고 다가가게 되는데 경비병이 톰을 밀치며 면박을 준다. 이를 본 왕자는 백성 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며 톰을 왕궁 안으로 들여보낸다. 에드워드 왕자는 톰을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와 먹을 것을 주며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사는 톰의 삶에 대해 물어보고 톰은 자신이 사는 곳이 가난하기는 하지만 강과 운하에서 헤엄을 치고 모래 놀이도 하고 친구들과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며 논다고 이야기하자 왕자는 톰처럼 놀아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부러워하고, 톰은 왕자의 옷을 한 번 입어 보았으면 하고 부러워하다가 둘은 서로 옷을 바꾸어 입는다.
거울을 보니 키도, 체격도 이목구비도 쌍둥이라 할 만큼 똑같다. 왕자는 거지의 옷을 입은 체 병사에게 말을 해주기 위해 뛰어나가나 이를 못 알아본 병사는 왕자를 때리고 성문 밖으로 쫓아 보낸다. 반대로 갑자기 왕자가 된 톰은 겁이나 자신이 거지임을 밝히고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하나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헨리 8세는 왕자가 정신이상이 되었다고 걱정하는 등 문제가 있었으나 왕실의 권위에 힘입어 그런대로 지내다가 차차 톰은 왕실의 예법을 익히고 호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간다.
한편 거지가 된 에드워드 왕자는 온갖 수모를 겪게 되는데 아무도 그가 왕자임을 믿어주지 않고 조롱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톰의 아버지에게 구걸을 해오지 못했다고 맞기까지 한다. 왕자 역시 빈민굴, 도둑 소굴, 농가, 감옥 등을 전전하면서 실제 빈민들의 삶을 체험하고 자신이 왕위를 되찾으면 좋은 왕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왕이 사망하고, 톰이 왕위를 이어받는 날 에드워드는 자신이 진짜 왕자임을 주장하고, 사라진 국새의 위치를 정확히 말함으로써 왕위를 되찾는다. 에드워드는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이 거지로 오인 받던 시절 보살펴 주었던 마일스 헨튼과 톰을 소중히 아낀다. 에드워드 6세는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그가 다스리던 기간은 특별히 자비로웠다고 한다.
1865년 미국의 남북 전쟁이 끝나고 불황이 찾아오는 1893년까지 미국 자본주의가 급속하게 발전한 28년간의 시대를 도금시대라고 하는데 문학가 마크 트웨인과 찰스 두들리 워너가 합작하여 쓴 소설 ‘도금 시대, 오늘날 이야기(The Gilded Age: A Tale of Today)’에서 유래하였다. 이 시기는 자본과 산업이 발달하고 기계문명이 부흥을 이루었으나 상류층이 전체 소득이 8분의 7을 차지할 정도로 부의 편중이 심했고 빈부격차가 심했던 시기로 당시 미국인구 7600만명 가운데 1000만명이 극빈층이었다고 한다. 근로자의 인권은 무시되었고, 자본가 들과 대기업 상류층은 독과점을 통해 부를 축적, 그들의 계급을 서민들로부터 분리하였다.
이러한 상황들이 16세기 영국의 상황과 비슷하여 마크 트웨인은 16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계급성의 모순과 헛됨을 비판하였는데 바로 그 소설이 ‘왕자와 거지’이다. 왕자와 거지에서 보면 톰은 왕자 시절에 감옥들을 둘러보며 억울하게 잡혀 온 사람 들이 많음을 알고 법을 고쳤고, 에드워드 왕자 또한 빈민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면서 부조리한 법을 바꾸기 위해 애를 쓴다.
마크 트웨인은 작품을 통해 계급의 차이 때문에 분열하는 사회를 비판하고, 일부 특권층만이 아닌 사회 전체가 발전해야 잘 살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주목해야한다고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옛날처럼 양반과 상민, 천민으로 나쥐어진 계급체제가 아니라 모두가 신분상으로는 평등한 존재가 되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아예 존재하지 않고, 사회적, 경제적 계급으로 인한 차별이 없다라고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그때에도 있었고 오늘 날에도 존재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지적하며 권력자의 횡포를 미워하고 민중 편을 드는 비판 정신과 함께 더불어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에도 꼭 필요한 강한 자와 약한 자의 유대를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