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린 시절 동화책으로, 만화 영화로 누구든 몇 번씩은 경험했을 ‘플랜더스의 개’ 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인 필명은 위다, 본명은 메리 루이스 드 라 라메(1839. 1. 1~ 1908. 11. 25.)가 1872년 발표한 작품으로 벨기에 북부 안트베르펀을 여행하던 작가가 안트베르펀 대성당에있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작품을 구상하였고, 평소 개를 좋아해서 벨기에 종인 '부비에 데 플랑드르'종을 모델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여러 조사 결과 실제 작가가 이 마을을 여행하였고 아로아의 모델로 보이는 12세 소녀 등이 있었던 것도 밝혀지고 있다.
플랜더스 지방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네로는 늙은 개 파트라슈를 키우고 있다. 술만 먹으면 일을 심하게 시키고 몽둥이로 때리기 까지 했던 전 주인에게 버림받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것을 네로와 그의 할아버지가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주고 죽을 먹이는 등 돌보아 주고 파트라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한 식구가 된 후 우유수레를 끌며 행복하게 산다.
할아버지는 늙고 병들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운명을 달리하고 어린 네로는 파트라슈와 함께 우유배달을 하며 그런대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 화가를 꿈꾸던 네로는 친구이며 그림 모델이었던 아로아가 있었으나 아로아의 아버지, 코제츠는 가난한 네로를 싫어한다. 어느 날 코제츠의 방앗간에 원인 모를 불이 나고 코제츠는 네로를 의심한다. 동네사람들도 모두 네로를 외면하고 네로는 불은 지른 범인으로 지목되어 우유배달마저 못하게 되자 집세를 내지 못해 굶주리고 집에서 쫓겨 나게 된다.
네로와 파트라슈는 눈 속을 무작정 걷던 중 눈 속에서 코제츠의 지갑을 발견하게 되고 네로는 이 지갑을 가지고 코제츠를 찾아가 파트라슈가 이 지갑을 찾았으니 돌보아 달라고 편지를 남기고, 혼자 길을 떠난다. 파트라슈는 네로를 찾으러 눈 속을 달려가 결국 성당에 쓰러져 있는 네로를 발견한다. 네로와 파트라슈는 함께 그곳에서 영원히 눈을 감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히 걷어 졌던 장막 건너, 보고 싶어 하던 그림 루벤스의 그림을 보면서 보면서 눈을 감은 네로와 파트랴슈... 결국 세상에서 자신에게 지워진 짐을 내려놓고 천국으로 간다는 의미 아닐까.
작가가 이 작품을 썼을 무렵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에 의해 급속도로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네로는 루벤스의 그림들을 보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보지를 못했다. 결국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 그림을 볼 수 있었는데, 작가는 아로아의 아버지처럼 부와 권력을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들의 위에서 군림하며 멸시하는 태도를 비판하려 했고, 우유 배달하는 소년이 불을 지르는 행위를 할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네로에게 차갑게 대하는 마을 사람 들의 태도를 통해서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결정적 차이라고 묘사하며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었다. 가난하지만 꿈과 이상을 품고 살아가는 네로 같은 아이가 제대로 꿈을 이룰 수 없는 사회, 열심히 사는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사회를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화가가 되고 싶었던 네로,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 앞에서 희망은 없다 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이 동화는 결국 네로가 죽은 후에야 마을 사람들이 후회하고 슬퍼하듯이 이 시대의 사람 들이 권력과 물질과 명예를 좇아 가난한 자, 어려운 자들을 외면하는 오늘날의 각박한 세상에 경종을 울린다.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진 네로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지만 파트라슈와 함께 천사들에게 올려져 천국에 올라가는 결말을 통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을 전해주는 듯하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