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우, 모파상과 함께 세계 3대 단편 작가 중 하나로 불리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잇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 안톤 체호프의 단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사랑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독특한 인물을 창조해 냈는데 바로 귀여운 여인, 올렌카이다.
올렌카는 천성적으로 다장 다감하고 착한 여자다. 그녀는 잠시도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성격을 지닌 여인으로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성장하였고 한 번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에게 완전히 몰두하고 동화가 된다. 다 큰 처녀가 되자 건넌방에 세 들어 사는 야외극장 지배인인 쿠킨과 결혼을 하는데 쿠킨은 부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늘 불만이 많고 늘 절망적인 표정이다. 그녀는 남편을 도와 함께 극장 일을 하면서 남편을 따라 열렬한 연극 옹호론자가 된다. 연극배우들은 그런 올렌카에게 '귀여운 여인'이라는 애칭을 붙여 준다. 하지만 평소 몸이 약했던 남편이 모스크바로 극단을 부르러 갔다가 돌연사하자 그녀는 슬픔에 싸인다.
그러나 쉽게 사랑에 빠지는 그녀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세 달 만에 목재 상 푸스토발로프라는 남자와 재혼을 한다. 푸스토발로프는 사업과 미사 이외에 아무 취미도 없는 신앙과 가정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이번에도 그녀는 남편의 취향과 주장을 그대로 따르면서 전 남편과 살 때 그렇게 열렬했던 연극은 한 편도 보러 가지 않는다. 6년 후 푸스토발로프가 병으로 죽자 이번에는 몇 달 뒤 다시 건넌방에 세 들어 사는 수의관과 가깝게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수의관은 부부 사이가 좋지 않고 체면의식이 강한 남자다. 수의관에게 자신을 맞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올렌카는 수의관이 근무지를 옮겨 이별을 하게 되자 더 이상 기쁨이 없는 공허하고 적막한 생활을 하다가 그가 돌아오자 다시 기쁨을 회복한다.
수의관은 아내와 사샤라는 아들을 데리고 왔지만 아내와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아내는 결국 언니네 집으로 가버리고 올렌카는 출장이 잦은 수의관을 대신해 그의 아들인 샤샤를 돌본다. 올렌카가 엄마 노릇을 하는 것이다. 올렌카는 샤샤에게 모성애를 느끼고 지금까지의 사랑에서 느끼지 못했던 희생의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샤사의 엄마 노릇을 하면서 느끼는 순수하고 이타적인 사랑이다.
작품에서 기존의 두 남편의 죽음과 지금 수의사의 잦은 출장은 사랑의 유한함과 불완전성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친 자식도 아닌 샤샤에게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실현하면서 올렌카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 작품의 주된 주제이다. 올랜카의 삶의 목적은 ‘사랑’에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하는 대상인 ‘사람’보다는 사랑하고 싶은 ‘감정’이 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올랜카가 정말 첫 번째 남편 쿠킨을 진실로 사랑했다면 그가 죽은 후 연극을 시시한 것으로 치부하며 그토록 빠른 태세변환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올랜카에게는 누구를 사랑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하고 그런 기분이 들지 않으면 혼자서 온전함을 만들지 못하는 여인이었던 것이다.
체호프는 작품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귀여운 여인'에서의 올랜카처럼 사랑의 행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내가 주면서 느끼는 감정이 진짜 사랑인지, 상대를 위해 나를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지, 계속 주고 싶은 것인지, 사랑의 대상에 대하여 정확한 나의 감정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고 헤어짐이 너무 가벼운 현대의 우리들이 찬찬히 들여다봐야 할 감정이 사랑인 것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