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류작가라는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이자 출세인 원제 '첫인상'은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한 소설이다. 사랑하거나 연애할 때, 그리고 결혼할 때 남자와 여자가 사로잡히기 쉬운 '오만과 편견'으로 인한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섬세한 감각과 풍자적인 필체로 다채롭게 묘사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 다아시의 건방진 태도를 '오만'으로 보고, 여주인공인 자매 중의 차녀인 ‘엘리자베스’가 마음이 상해 갖게 된 '편견'이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어떻게 사랑으로 변하는가를 조명한 작품으로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계층과 귀천을 초월하는 사랑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들에게 모처럼의 해방감을 느끼게 해 주어 유명해진 소설이다.
영국 하트포드셔의 작은 마을에 사는 베넷 가에는 다섯 자매가 있는데, 그 중 위의 두 명이 결혼 적령기를 맞고 있다. 온순하고 마음이 착하며 만사에 내성적인 맏딸 제인과 인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재치가 넘치는 발랄한 아가씨 엘리자베스이다. 베넷 부인은 맏딸 제인과 둘째딸 엘리자베스가 결혼 적령기가 되었기 때문에, 항상 딸들의 혼인만을 생각해오고 있던 중 때마침 자신이 살고 있는 롱본 근처 네더필드라는 저택에 독신 청년 빙리가 들어오게 되고, 빙리의 연수입이 4천, 5천 파운드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베넷 부인은 빙리를 자신의 딸 중에 한 명과 결혼시키기에 작전에 돌입한다.
빙리 씨를 환영하는 무도회가 마을에서 열리자 마을 처녀들이 총출동하고 빙리는 런던에서 일행을 데리고 참석한다. 그의 일행은 두 누이 동생, 손위 매부인 허스트 씨, 그리고 빙리의 친구 다아시 등 모두 다섯 명이다. 빙리는 쾌활하고 여유가 있으며 인상이 좋고 멋지기까지 한 남성이었다. 그의 누이동생 또한 세련되었으며 미인이다. 빙리의 친구 다아시는 건장한 체격과 수려한 용모, 품위 있는 태도를 갖춘 데다 연 수입이 1만 파운드란 소문이 퍼져 5분도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그가 거만한 데다가 남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친해지기 어렵고 까다로운 태도에 친구인 빙리 씨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특히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툭툭 던지는 그의 거만한 태도에 거부감을 갖게 되고 계속 다아시의 단점만을 보려한다. 그러나 다아시는 그 후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먼 친척 되는 콜린스라는 젊은 목사가 케더린 부인의 알선으로 롱본에 오게 된다. 경박한 성격의 콜린스는 큰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이 집 딸 중의 한 명과 결혼해 주겠다는 제안하고, 베넷 부인은 그 제의에 맞장구를 치고 엘리자베스를 설득시키려고 한다.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와 단 둘이 있게 되자 용감하게 청혼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단호히 거절한다. 콜린스는 자신의생각대로 되지 않자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롯 루커스와 결혼해 버린다.
한편 엘리자베스의 동생 리디아와 키티는 근처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과 교제하고 있었는데, 그 군인 중에는 위컴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위컴은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이 ‘다아시와 가까우며 다아시의 냉대로 불행하게 됐다’고 거짓말을 한다. 원래 의협심이 강한 엘리자베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다아시를 더욱 미워하게 되고 위컴을 동정하게 된다.
콜린스의 아내가 된 샬롯으로부터 집들이 초청을 받게 된 엘리자베스는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집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캐서린 부인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딸을 조카인다아시의 아내로 만들려는 계획도 알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연유로 이곳을 방문하게 된 다아시를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다. 제인에게서 ‘빙리를 만나지 못해 쓸쓸하다’는 심경을 적은 편지가 오게 되자 두 사람을 떼어 놓은 다아시를 더욱 미워한다.
그러나 의외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한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가 당연히 자신의청혼을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엘리자베스는 그의 오만한 태도를 지적하며 통쾌하게 청혼을 거절한다. 또한 신분 차이를 내세우며 제인으로부터 빙리를 떼어놓은 것과 위컴을 냉대한 것에 대해 비난한다. 위컴은 엘리자베스의 동생 리디아와 도망을 친다.
다아시는 위컴의 모든 잘못을 편지로 자세히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준다. 뿐만 아니라 리디아와 위컴이 도망친 것까지 알게 되자 그들을 찾아가서 모든 뒤처리를 해준다. 거만한 태도를 지닌 다아시도 참된 사랑으로 엘리자베스에게 열성을 다한 것이다. 오만한 태도를 반성하게 된 다아시와 편견에서 벗어나게 된 엘리자베스는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제인도 다이시의 주선으로 빙리와 결혼하게 된다.
남자와 여자의 썩 좋지만은 않은 첫 만남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여자는 남자의 오만함이 싫었고, 그렇게 오해가 쌓여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오해를 풀게 되고,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까지 를 그린 작품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내성격도 변한다. 그 전에 내가 오만하고 거만하고, 비뚤어진 사람이었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노력하고 달라지려고 하지 않을까. 작품은 과거의 모습을 보고 상대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랑하고 있는 지금의 당신과 예전의 그의 모습은확연히 다를 테니 말이다.
작품의 배경인 18세기의 영국이나, 지금의 우리나라나 경제력은 결혼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척도의 하나이다. 물론 결혼을 하는데 있어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없겠으나 경제력을 무시한 수는 없다. 그래서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말도 있다. 소설은 18세기의 작품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날카로운 경각심을 주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가 아닌 진정한 사랑으로 결합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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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