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O. Henry)는 미국의 단편 작가로 본명은 William Sydney Porter이다. 온갖 직업을 전전, 방랑 생활을 계속하다가 은행 공금 횡령사건으로 3년간 투옥 생활을 하기도 한 그는 투옥, 옥중에서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 모파상의 영향을 받아 풍자·기지·애수에 찬 능란한 화술과 속어로써 평범한 미국인 생활을 정확하게 그려냈고, 특히 작품의 구성은 완벽, 특히 결말이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과 10년 남짓한 작가활동 기간 동안 300편 가까운 단편소설을 썼고, 따뜻한 유머와 깊은 페이소스를 작품에서 풍기며 모파상이나 체호프에도 비교 된다.
주당 8달러짜리 세를 들어 사는 지독하게 가난한 부부, 가진 돈이 전부 1달러 87센트 밖에 없었던 아내 ‘델라’는 아름답고 소중한 긴 머리를 잘라 팔아 남편 ‘짐’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샀는데 바로 남편의 금시계에 장식할 금시계 줄이었다. 한편 남편은 대대로 물려받은 가문의 보물인 소중한 금시계를 팔아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를 치장하기 위한 보석이 박힌 빗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다. 그런데 선물의 쓰임을 위해 있어야할 금시계와 긴 머리카락은 이제사라져 버렸으니 선물이 무용지물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델라는 머리카락은 금방 자랄 것이라고 위로하고 짐은 당분간 선물을 당분간 잘 간직해 두자고 한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보물을 내놓은 것은 쉽지 않다. 가난한 부부는 소중하고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가장 아끼는 것을 처분해도 아깝지 않은 조건 없는 사랑을 서로에게 선물한 것인데 이 작품에서 오 헨리는 진정한 사랑이 주는 행복에 대해 말하고 싶은 듯하다. 가난한 부부의 사랑을 독자에게 던져놓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게 하는 어떤 것이 행복한 지에 대해 생각할 선택지를 준다. 어떤 이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다고 할 것이고 어떤 이는 현실과 맞지 않다고 할 것이다.
물질은 우리 인류의 삶이 시작된 이후로 계속되는 삶의 필수요소이자 딜레마라 할 수 있겠 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필두로 내세워 물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요즘의 연애방식과 비혼, 그리고 결혼관, 배우자의 조건 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서울연구원에서 서울 지역 1,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 경제이슈 중에서 청년 실업 및 고용문제가 28.0%로 1위를 차지했다. 결국 경제 문제가 실생활의 행복을 좌우하는 현실인 것이다. 결국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고, 한국경제연구원 등의 통계조사를 보면 체감실업률이 올해 9월 현재 25.4%로 청년 넷 중 하나가 실업자이며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은 올해 5월 현재 역대 최다인 166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코로나 19사태까지 맞물려 요즘의 대학가에서는 취업하지 못할 것이라는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여행업계 인데 국내 1위의 여행사인 H여행사는 직원 2,300명 중 필수 인력을 제외한 2,000명에 대해 4개월간 무급 휴직을 연장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난함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가치를 두려한다. 이 작품은 가난에 지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가장 인간다움의 가치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즉, 휴머니즘을 뛰어넘어서 세상에서 가진 것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가치를 사랑으로 보여줬다는 것, 물질이 부족하게 세상을 살면서 나의 가치를 어느 쪽으로 투영하고 살아갈 것인가 하는 대안을 제시한 작품으로 겨울로 들어가는 추운 날씨 속에 그 어느 작품 보다 뭉클한 감동과 따뜻함을 준다.
세상은 사막을 걸어가는 곳이라 하여도 누군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면 살아갈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사랑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찾아지는 가치가 아니라 가장 소중하다고 하는 이에게서 받은 것으로 삶의 조건은 만족시키리라 생각한다. 미국의 격동기를 살아가며 오 헨리(O. Henry1862-1910)에게는 세상이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이 시기 미국은 경제발전을 엄청난 속도를 끌어올리던 시대이기도하면서 동시에 인간에 대한 사랑이 물질에 가리기도 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 편의 시와 같은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에서와 같이 희망을 던져주려는 ‘인간성의 회복(return to Human nature)’이 절실했기 때문이며, 이런 면에서 살아있는 이에게 희망은 언제나 사랑에서 기인한다. 크리스마스 선물(The Gift of the Magi)'에서는사랑하는 이에게 다 주어도 아깝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 그것으로 ‘인간성의 회복(return to Human nature)’을 다시 일깨워주려고 하는 것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