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찰스 디킨스'가 전하는 위대한 유산의 의미

민병식

찰스 디킨스는 19세기의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영국의 남부 해안 도시인 포츠머스에서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디킨스는빚을 지고 감옥에까지  아버지 때문에 일찌감치 학업을 중단하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는  고단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하는데   시절의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워  시간이 오래 지나 서도 공장 근처에 가지 못했고 그때를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고백한 바도 있다.

대표작으로는 올리버 트위스(1839), 크리스마스 캐롤(1843), 데이비드 코퍼필드(1850), 어려운 시절 (1854),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1) 등이 있고  그의 작품 속에는 생생하게 묘사된 19세기 런던의 삶은 물론병든 노동자부패한 공권력노숙자협잡꾼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망라되어 있다.

 

그의 작품 '위대한 유산' 고아 출신의 주인공 핍이 자기 일생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전개된다주인공 핍은 부모가 없는 고아로 결혼한 누나의 손에서 길러지는데대장장이인 매형  아래서 견습공 노릇을 하며 살아간다누이는 핍에게 언제나 큰소리를 쳤고 따뜻한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보여주지 않아핍은 비뚤어진 성격의 소유자로 성장한다그러던 어느  묘지에서 슬픔에 겨워 울고 있던 핍이 위압적이고 협박조인 말투로 무섭게 대하는 탈옥수를 만나게 되는데핍은 협박에 못 이겨 탈옥수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그러던 어느  이웃의 거부 헤비샴이 자신의 양녀인 에스텔라의 놀이 친구로 핍을 부르면서 새티스 하우스를 방문하고그곳에서 아름다운 에스텔라를 만난다.헤비샴 양의 수양 딸인 에스텔라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거만하고 냉정한 태도로 핍을 무시하고핍은 그녀로 인해 자신의 신분과 외모그리고 매형에 대한 수치스러움을 느낀다헤비샴 양은 결혼식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충격으로 웨딩드레스와 그때  방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남성에 대한 복수심을 지닌 여자다그녀는 에스텔라를 이용해 자신의 복수를 하려 하고끊임없이 핍에게 에스텔라를 사랑하도록종용하기도 한다

 

어느날 런던에서 제이거슨이라는 변호사가 핍을 찾아온다제이거슨은 핍이 엄청난 유산을 받게 되었음을 알려주며 런던에서 상류층의 예법과 신사가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핍은 은연중에  후원자가 헤비샴 양일 것이라고 짐작하며 에스텔라와 결혼할 꿈에 부푼다런던으로  핍은 우연히 새티스 하우스에서 만난 허버트 포킷을 다시 만나게 되고그의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으며 상류층의 삶에 적응해 간다 변호사 제이거슨의 사무실에서 그의 서기 웨믹을 만나 교류하고 서서히 신사의 자질을 익히면서 핍은 점점 매형 조를 창피해하고 무시하게 된다

 

그러던  그는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고향으로  에스텔라를 만나게 되지만에스텔라가 속물 신사인 드러믈과 사귄다는 소식에 절망한다.  어느  낯선 신사가 핍을 방문하고핍은 그가 예전에 자신이 도움을  죄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그의 이름은 매그위치로 체포된  식민지로 추방되었지만 재산을 축적하게 되자 자신에게 먹을 것을 주었던 핍을 몰래 후원해  것이다처음에 그의 존재를 외면했던 핍은 천한 신분 때문에 사기를 당하고 감옥에 수감되었던 그의 삶을 동정하게 된다그리고 매그위치를 속인 사람이 컴피슨이었으며 그가 바로 헤비샴 양의 약혼자였음을 알게 된다매그위치에게 딸이 하나 있었다는 것도그의 부인은 바로 제이거슨 집의 하녀 몰리이며에스텔라가 그의 딸임을 알게 된다핍은 허버트와 함께 몰래 그의 탈출을 돕는다결국 경찰에게 발각된 매그위치는 체포되는 도중  상처를 입고 죽게 되며그로 인해 핍의 유산 상속은 물거품이 된다.

 

헤비샴은 자신의 양녀 에스텔라를 이용해 핍에게 사랑의 상처를 줌으로써 자신이 입었던 사랑의 상처에 대해 복수를  것이다핍은 그녀의 계획대로 상처를 크게 입었고그녀는 이런 핍의 모습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회한과 눈물로써 용서를 구한다다음날 난로의 불이 그녀의 옷자락에 붙어집이 모두  없어지게 되었다

 

핍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불로 뛰어들었다가 중상을 입는다한편 그와 함께 신사의 과정을 밟은 허버트는 부친으로부터 무엇이 진짜 '신사'인가를 배운다마음으로부터 신사가 아닌 사람은 태도에서도 진짜 신사가   없다고 허버트는 믿고 있다하류계급 출신의 핍이 에스텔라를 쫓아 다니는 동안허버트는 일부러  한푼 없는 클라라와 약혼함으로써 자기 자신에 속해 있는 위선적인 계급에 도전한다

 

결국 진정한 신사는 시골 대장간에서 묵묵히 정직한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핍의 매형인 조였다이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려 의지할 곳이 없는 핍을 유일하게 간호해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조다조는 비록 대장장이이기는 하나내면에는 진정한 신사만이 가질  있는 온화함이 넘쳐흐른다그는 영원한 핍의 보호자다자신을 비난하고 떠난 핍이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되고 빚과 열병으로 고생할  빚을  갚아  것도 매형이었고그를 끝까지 돌보아  것도 매형 조였던 것이다.

 

조와 함께 진실한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비디인데그녀는 시골 학교 선생으로 조의 부인이 부상당했을  집안사람들을 돌봐주어 결국 조의 아내가 된다핍이 오랜 방황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을 매형 조와 비디 사이에  딸을 ''이라고 이름 지은 것이 다름 아닌 자기에 대한 사랑의 표시임을 알게 된다핍은 매형에게서 위대하고 진실된 인간을 보게 된다핍은 비로소 자신이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음을 깨닫게 된다.

 

찰스 디킨스의 후기 소설  하나인  소설은 성인이  주인공이자 화자인 핍이 과거를 회상하는 1인칭 시점 소설이다특히 어린 소년이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성장소설”(Bildungsroman) 형식을 따르는데 디킨스는 교회 서기인 웹슬 씨나 헤비샴 그리고 출신성분만 신사인 드러믈냉정한 변호사 제이거슨  핍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의 위선적인 태도와 가식비도덕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신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삶을 영위하던 핍이 결국 그토록 동경하는 신사계층이나 상류층 사람들의 인간성이 자신이 경멸한 매그위치나 매형 조보다 못하다는 깨달음을 통해 인간이 지녀야  진정한 자질을 강조한다. '위대한 유산 ' 핍을 끝까지 돌보고 책임져준 매형 조의 사랑과 따뜻한 인간성이 우리가 우리의 사회와 후세에게 물려주어야 할 이기와 위선으로 점철된 현대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유산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것인가수시로 가정 폭력과 아동 폭력이 난무하여 깜짝 놀라게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녀에게만 인격적으로 열과 성을 다해 키워도 힘에 부치는데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누가 하나  죽어 나가도 그때 뿐인 망각의 세상에 나는 어떠한 나의 유산을 남길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디킨스는 산업혁명 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들춰냈다아동 노동  열악한 노동 현실과 빈민들의 밑바닥 삶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비판했다 없는 사람들의 편에 섰고 사회 개혁을 촉구했다.

 

우리는 적어도 서민의 입을 대변하고 개혁을 촉구한다면서 자신은 귀족의 삶을 살고 있는 거짓 선지자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코로나 19로 인해 고통받는 계층이  늘어난 지금 '함께'라는 마음이  어떤  보다 필요한 시기에 우리의 후세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민병식 sunguy2007@hanmail.net


전명희 기자

전명희 기자
작성 2020.12.01 10:23 수정 2020.12.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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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