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것은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이라고 하여 예외가 아니다. 그렇지만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들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 가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데 있어 하나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통합교육을 받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중심으로 농학생들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청각장애는 지체장애 등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일단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면 그때 청각장애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특히 청각장애에 대해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하면 다 들린다는 내용이다. 물론 보청기나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듣는 데 좀 더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청인들이 듣는 것처럼 모든 소리를 듣고 인지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특히 통합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오해로 인해 청각장애 학생들이 남모르게 힘들어하고 위축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모든 청각장애인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사회적 관계의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청각장애만큼이나 스펙트럼이 다양한 장애유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즉 개인의 청력손실에 따른 청력역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정도가 개개인마다 달라지게 된다. 수어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수어와 구어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 혹은 구어와 필담을 병행하여 사용하는 경우, 필담을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경우가 있음을 인식하고 농인 혹은 청각장애인에게 어떤 의사소통 방법이 편한지를 질문하고 편안하게 생각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대화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스펙트럼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 학생에게 “너는 왜 이렇게 말을 잘해? 청각장애인 맞아?”라고 물어보는 경우를 많이 보았었고 실제로 기자도 그러한 질문을 받았었다. 그런가 하면 수어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구어만 사용할 것을 강요하는 청인을 만난 적도 있다.
농인이라고 하여 수어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어, 필담 등 다양한 의사소통 수단을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해한다면 좀 더 많은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는 무엇보다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충분히 학생들과 소통을 해야 하며, 청인 학생들이 청각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청각장애 학생과 친한 몇 명의 청인 학생들과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들이 서로 자조모임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소통의 기회가 많아질수록 청인 학생들과 농인 학생들이 더욱 서로를 알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농학생을 비롯한 청각장애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는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어려움을 나눌 때 조금씩 해소되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학생들과 청각장애 학생들이 사회적 관계의 소중함을 잃지 않고 사회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김건휘 기자 loveseoulmirae09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