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축년 소의 해에 바란다

이봉수 논설주간

 

흰소의 해라고 하는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국민들은 정말 어렵고 힘들고 짜증나는 시간을 보냈다. 경제가 어려윘고 코로나19가 힘들게 했고 삼류 정치가 국민들을 짜증나게 했다. 소의 해 신축년에는 뭔가 좀 달라져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서민들이 허리를 펴고 웃음을 되찾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소는 사람과 가까운 우직하고 충성스러운 동물이다. 평생 수레를 끌고 논밭을 갈면서 주인을 위해 일하다가 죽어서는 살점 까지도 인간을 위해 바친다. 거기에다 지혜롭기까지 하다. 지난 해 섬진강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소떼가 우사에서 익사할 위험에 처하자 집단으로 헤엄쳐 나와 지리산에 있는 암자로 단체 피신을 한 적이 있다. 대장 소가 소떼를 지휘하여 살생을 금하는 스님들에게로 가서 구원을 청했다. 일부 낙오된 소는 강물을 타고 표류하다가 멀리 남해도까지 가서 상륙하여 다시 주인에게 돌아왔다.

이런 소의 심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조급해 하지 않고 일희일비 하지 않으면서 뚜벅뚜벅 앞만 보고 나아가는 것이다.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홍수난 강을 건널 때 말은 성질이 급해서 물살을 거슬러 오르다가 지쳐서 익사하고 말지만 소는 살아 남는다. 소는 강물의 흐름을 타고 비스듬히 떠내려가면서 헤엄쳐 자연스럽게 강을 건너간다. 그런 후에 다시 뚜벅 뚜벅 우보천리(牛步千里)로 쉼 없이 걸어간다.

올해 우리는 이런 소의 심성을 배워야 한다. 당리당략을 위해 졸속 입법을 하는 정치인들과 포퓰리즘에 편승하여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 그리고 선동을 일삼는 가짜뉴스를 생산자하는 자들이 있다면, 이들은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말과 같은 존재들이 되고 말것이다. 


올 한 해도 우리나라의 앞날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코로나19가 쉽게 잡힐 것 같지 않고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 탓에 거품이 끼어 있지만, 정작 실물경제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어 보인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단체장 보궐선거가 임박해 있고 다음 대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질적인 포퓰리즘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축년 새해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하기 바란다. 정부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유시장에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을 불안에 떨지 않게 하는 상식에 기반한 외교 안보는 더 이상 말 해 무엇하겠는가. 이런 때 일수록 우리 모두는 소와 같은 심성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고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민관군이 각자 주어진 일에 뚝심 하나로 밀고 나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


이봉수 기자
작성 2021.01.01 16:15 수정 2021.01.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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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