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가 우리에게 촉구하는 것

민병식

 

니콜라이 고골은 19세기 서구 근대 문명이 유입되면서 많은 혼돈을 겪고 있던 제정 러시아 시대의 사회상을 사실적비판적으로 그려  소설가이자 극작가로러시아 사실주의 문학러시아 단편소설의 창시자라 불린다이전까지 러시아 문학은 푸시킨 등이 주도하는  문학 중심이었으나 고골의 등장 이후 산문 문학특히 중단편소설의 시대가 열렸다고골의 작품들은  이후의 러시아 단편소설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는데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 문학은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소설 외투는  당시 사회에 대한 풍자와  사회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들그중 가장 볼품없고 누구 하나 신경 쓰는 사람 없는 가족도친구도 없는 사회에서조차 비웃음을 사는 그런 외로운 인간이  외투를 장만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스토리를 담았다.

 

관청에서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하는 9 공무원인 주인공  아카키는 남들이 뭐라고 하던 신경도  쓰며 오로지 서류를 작성하는 일에만 집중 하는 사람이다그러던 주인공에게 어느  커다란 고민이 하나 생긴다외투가 너무 낡아  이상 고쳐 입을 수가 없어진 것이다박봉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주인공에게는 거액이 들어가는  외투는 주인공에게 혹독한 근검절약을 요구했다가끔 저녁 끼니조차 굶어가며 모은 돈으로  외투를 장만했으니  외투는 세상의 전부와도 외투는 그에게 자신의 몸의 일부와도 같은 새로운 삶의 의미와 활력을 주었던 매개체였다.

 

 외투를 입던 그날그는  외투를 입고 내키지는 않았지만 참가해야만 하는 저녁 만찬에 참석했는데 주인공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만찬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두 사내에게 외투를 빼앗기고 매질까지 당한 것이다그는 자신의 외투를 되찾기 위해 말단 순경부터 경찰서장 그리고 고관까지 찾아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게 된다그가 도움을 청하자 말단 경관은 자신이   있는 일이 없다며 경찰서장을 찾아가 보라고 일러주고경찰서장은그의 말을 듣기 보다는 외투를 빼앗긴 그의 부주의함을 추궁할 뿐이었다마지막으로 그는 고관을 찾아갔지만 고관은 그의 말을 듣기도 전에 절차를 무시한 방문이 자신의 권위를 훼손시켰다며 불쾌해  뿐이었다누구에게도 자신의 억울함을 이해받지 못한 아카키는 시름시름앓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아카키의 죽음 이후 거리에 유령이 나타나 사람들의 외투를 빼앗아 가기 시작한 것이다어느  고관 역시 유령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아카키의 유령이었다유령은 고관의 과거 행태를 나무라며 자신의 잃어버린 외투 대신 고관의 외투를 빼앗아 입고는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누군가에게 우리는 말단 경관경찰서장고관처럼 굴었을 수도 있다하지만 우리의 외투가 강탈당했을 때는 반대로 우리 똑같은 상황에 처할  있음을 알아야 한다니콜라이 고골은 책의 말미에 재미있는 부분을 하나 묘사했는데 그것은 바로 유령에게 외투를 빼앗긴  고관의 변화된 모습이다유령에게 외투를 빼앗긴  고관은 전과는 다르게 사람들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크게 우리에게  가지의 교훈을 주고 있다하나는 주인공 아카키가  자신의 전부였던 것처럼 소중히 여기는 외투를 잃어버렸으나 겉으로 보이는 외투보다  중요한 자신에 대한 가치사랑자존감삶의 목표를 외투에만 투영했다는 것이고또 하나는  당시 사회상과 맞물리긴 했지만 지금도 반영 가능한  일이 아닌 것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다바로 현재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적인 사건사고들과 같은 것이고 결국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 참여와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우리 사회의 냉혹함에 대해서 변화를 촉구한다고 보여진다 아니면 관심이 없는  나라는 존재가 하찮게 여겨지는 물질문명의 세상에서 인간만큼 존중받아야 할 목적은 없으며 그런 세상도 우리 인간이 스스로만들어가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민병식 sunguy2007@hanmail.net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1.26 10:42 수정 2021.01.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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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