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빅토르 위고의 '가난한 사람들'에서 보는 실천 휴머니즘(Practical Humanism)과 인류애

민병식

 

빅토르 위고(1802~1885) 19세기 프랑스의 낭만파의 기수로 시인소설가  극작가로 활동했고  사회적 진보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상 사회를 추구하는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다주요 작품으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레미제라블' '세기의 전설등이 있다. 위고의 사상과 감정은 작품에서 '삶을 향한 사랑'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가족에 대한그리고 어린이들에 대한끝없는 애정이 그것이다.   사랑은 확산되어 약한 사람가난한 사람압박 받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박애 사상으로 번져 그의 중심 사상이 되었다그는  하류사회의 순박하고 선량한 서민들의 서러움과 쓰라림을 인간적인 필치로 그려수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단편소설' 가난한 사람들'    편이다.

 

폭풍우가 사납게 휘몰아치던 가난한 어부는 그날 밤도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갔다어부의아내 쟈니는 남편이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며 낡은 어망을 기웠다가난한 사람이지만 깨끗이 손질된 조그마한 방안에는 아이들이 깊이 잠들고 있었다창밖에서는 갈수록 비바람이 더욱 사납게 휘몰아쳤다. 남편의 일이 걱정되어 쟈니는  이상 집안에서앉아 있을  없어 등불을 밝혀 들고 문밖으로 나섰다마침 바다로 나가는 동구 밖에는 쟈니집보다  가난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그날따라 과부는  명의 갓난아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과부네  앞을 지나다가 문을 열어보고 이런 사실 알게  쟈니는 한참 동안 망설였다

 아기를 가슴 속에  품은 가난한 과부는 차마  감지 못하고 몸부림치다가 기어이 숨을 거두었다빗물이 마구 새는 차디찬 방바닥에 누운 과부는 누더기를 벗어 애들을 감싸 안은  죽었다그래서  아기는 엄마의 죽음도 모르고 깊이 잠들고 있었다우두커니 방안에 버티고  있던 쟈니는 한참  무엇을 앞가슴에 감추어 넣고 사람의 눈을 피해 자기 집으로 도망쳐 왔다한달음에 집으로 뛰어온 쟈니는 누가 보지나 않았을까 하는 죄진 마음에서 오들오들 몸을 떨었다이윽고 남편이 돌아왔다심한 폭풍으로 고기는커녕 어망을 갈기갈기 찢긴  빈손으로 돌아왔다그러나 마음 착한  부부는 무사히 돌아올  있었던 요행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었다.

 

얼마  쟈니가 과부의 죽음을 남편에게 말했다 말에 남편은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아내를보았다그러면서 어서 가서 불쌍한 아기들을 데려와야 하지 않겠느냐고그러나 쟈니는 꼼짝않고 앉아서 살피듯이 남편의 얼굴만 쳐다보았다남편이 말했다.

 

여보 애들을 데려오기가 싫단 말이요불쌍한 애들인데 우리들이 돌봐줘야 하지 않겠소

 

이렇게 다시 남편이 재촉했을  쟈니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을 침대 옆으로 데리고 갔다침대 앞에  쟈니는 침대를 덮은 하얀 이불을 벗겼다 속에는 과부의 갓난아기 둘이 서로 부둥켜안고 평화로운 얼굴로 깊이 잠들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자니부부는  비록 그들의 삶이 비참하고 고통스러웠지만그들의 마음은 너무나도 풍요로웠고 사랑이 가득한 사람 들이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장애우들 사회적으로 약자에 놓인 사람들에게 나무처럼  자리에서 조용히 그들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자리를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그들의 비참함슬픔아픔을 외면한   말이다자니부부처럼 마음이 따스하고 풍요로워지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것은 나만의 바램일까. 내전으로 태어나자마자 목숨에 위협을 받는 3세계의 어린이들부터 가까이는 최근 일어난 '정인이 사건' 보며 착잡해지는 요즘인류애에 대하여 다시 한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

민병식 sunguy2007@hanmail.net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3.03 11:00 수정 2021.03.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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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