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이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품어 가 반길이 없을 새 그를 설워하노라/ 이가 없는 부모님에게 홍시감을 갖다 바치고자 했으나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아, 그 슬픔을 노계 박인로가 노래한 것이다.
감은 과일의 왕이다. 봄에 감꽃이 피면 콩알만한 감이 열려그 어떤 과일보다 긴 세월 동안 햇볕과 바람과 천둥과 번개를 만나고 늦가을 무서리까지 맞아야 홍시가 되기 때문이다. 사시사철 자연의 기운을 다 받아 간직한 감이야 말로 최고의 과일이다.
감의 재배 가능한 북방 한계선이 강릉이다. 내륙지방은 그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다. 한국전쟁 당시 경상도까지 남하한 북한 병사들이 감을 보고는 어떻게 먹는 것인지 몰라 풋감을 따서 쇠죽솥에 삶아 먹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을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남쪽나라에 사는 이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다.
단감, 반시감, 돌감, 곶감, 귀감 등등 온갖 감이 많지만 그 중에 최고는 역시 대봉감이라고 하는 주먹감이다. 남도에서는 대봉감을 주먹감이라 한다. 큰 주먹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가을에 서리를 맞히고 따서 옹기에 저장했다가 겨울에 하나씩 먹으면 맛난 간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