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의 인문학여행] 카일라스로 가는 이유

김용필

 

동서양 사람 누구나 살아생전 카일라스(수미산)에 한 번 오르는 것이 소망이다. 그곳은 지상과 천상의 낙원이며 안락한 사후 세계를 약속받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고행을 두려워하지 않고 카일라스로 가는 것이다. 6,000m 고원의 정상을 향하여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가톨릭교 순례자들이 끝없이 줄을 잇는다. 따라서 이곳에 동서문명이 집산되고 충돌하며 동화되라 하나가 되는 질서를 만드는 성지가 되었다.


페니키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처음 인도를 지배하려고 이 길을 열었으나 무리한 도전으로 파미르 고원의 히다스페스 전투에서 스스로 패하여 전군이 멸살하는 비극을 맞았다. 그 후로, 페르시아, 로마인들이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으로 가는 길을 열다가 카일라스 낙원을 발견하였고 종교인들은 그곳에서 구원받고자 고행의 길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 누구도 카일라스에 오르지 못하였고 수많은 순례자들이 설산 고행에서 죽음을 맞았다.

 

카일라스를 찾는 순례자는 인도의 힌두교나 불교의 신자보다는 로마 카톨릴과 페르시아의 회교도인이 더 많았다. 페르시아 아리안들은 일찍 고산에 아리안 제국 (BC105- AD700)을 건설하였고 이슬람의 굽타 왕조를 세웠다. 이때부터 이슬람. 힌두교와 불교, 라니아교의 성지가 되었고 심지어는 카톨릭 신자까지 카일라스를 찾는 것은 그곳에 우주의 중심인 지상과 천상의 낙원이며 모든 진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낙원을 찾아 수많은 순례자가 도전을 했으나 도중에 죽음을 맞았고 그렇게 죽는 것을 축복과 영광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카일라스를 찾는 종교인과 수행자들은 살아있는 현재를 구원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사후 세상을 구원받으려는 행렬이었다. 카일라스는 히말라야와 칼라큘산맥과 톈산산맥이 둘러싸인 티베트 고원의 ()자형의 평원에 우뚝 솟은 피라미드 6,000산상에 펼쳐진 천국이 소우주를 이루고 있다. 이곳 낙원에 햇빛이 비치면 오색찬란한 빛으로 발산하여 세계의 중심임을 알린다. 순례자들은 카일라스에서 나오는 빛을 받으려고 설산 고행의 순례를 계속하는 것이다.

 

! 수행자여,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하라.

! 세계인이여, 슬픈 자를 위해 기도하라.

카일라스 천국을 지상에서 재현한 곳이 있다. 바로 힌두교 사원이었다가 불교사원이 된 캄보디아의 숲속에 묻힌 앙코르 와트이다. 앙코르 사원은 카일라스 피라미드 산상 궁전을 재현하였다. 그래서 앙코르는 힌두신과 석가모니를 같이 모시는 사원이 되었다.


종교인들이 카일라스를 찾아가는 이유는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라고 한다. 그 카일라스 경전(經典)은 불교나 힌두교, 라이나교, 유대교 경전과 가톨릭 성경, 이슬람의 코란 속에 녹아 전한다. 카일라스 경전은 산스크리트 문자로 기록되어 있다. 산스크리트 문자는 이란과 인도의 아리안계 민족이 사용했던 문자인데 경전 때문에 동서양의 모든 나라가 사용했던 문자와 언어이다.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불경은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번역한 것이다. 한글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변형된 창조 문자이다.

카일라스산으로 가는 길엔 인류의 자궁인 략타스탈호수와 마나사바로호수를 만난다. 이 호수에서 정결하게 목욕하고 평원을 따라가면 타르첸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이 카일라스산 피라미드를 오르는 시발점인데 이곳에서 1박하고 두 길 중에 한 길을 선택한다.

 

1번 길은 아웃 코라(파골)인데 코라를 따라 돌면서 오르는 길이다. 수행자는 1코라가 8km인데 7코라 53Km3일 걸려 돌아 오르면 해탈의 경지에 달한다. 2번 길은 인코라(낭콜)인데 직접 천국의 피라미드 108계단을 밟고 오름이다. 험한 피라미드 바위산을 오르며 7개의 천당을 만난다. 길목의 수문지기 사천왕으로부터 천국의 이야길 듣는다. 동쪽엔 지국천왕(지혜-비파), 서쪽엔 광목천왕(벼슬-여의주), 남쪽엔 중장천왕(장군-), 북쪽엔 다문천왕(학자-보탑)의 안내를 받는다. 카일라스 정상은 넓은 도리천 평원, 즉 불교에서 말하는 도리천국에 이른다.


고대부터 수천만 명이 순례자와 수행자들이 눈 덮인 고산을 찾았으나 거의 목숨을 잃고 사라졌다. 그들은 그렇게 죽는 것이 천국으로 가는 수행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죽으면서 남겨진 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였다.


우주의 중심인 카일라스산은 생명을 잉태하는 낙원이다. ( )자 형의 중앙에 우뚝 솟은 피라미드는 생명의 상징이란다. 수미산 정상의 통바위 피라미드는 온통 수정으로 되어 있어서 오색찬란한 빛을 낸다. 6710미터 산 정상을 시바링가(남근)라고 부른다. 카일라스산은 남성의 링가이고 산 아래 마나사로바 호수나 락사스탈 호수는 여성의 요니(여근)라고 한다.

 

수미산 물줄기를 타고 내려 배꼽 같은 평원의 중앙에 두 개의 샥티요니가 있다. 카일라스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좌측으로 내려 략사스탈의 귀호를 만들고 우측으로 흘러 마나사바로의 성호를 만든다. 이 호수를 샥티요니 자궁이라고 말한다.

마야부인은 마나사로바 호수에서 목욕하고 카일라스산에 기도하여 석가모니를 낳았고 힌두교 창조신 브라마는 락타스탈에서 목욕하고 평화의 신 비뉴스를 낳았다. 따라서 순례객들은 락사스탈(리앙쵸) 호수나 마나사로바 호수에서 목욕하고 카알라스를 바라만 보아도 링가와 요니의 만남으로 생명을 잉태할 수 있었다.


카일라스산은 인더스강과 갠지스강, 카르나르강, 브라마푸트라 4대강의 시발지이다. 4강은 다시 인데스와 갠지스강으로 두 강으로 모여 인더스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발상시켰다.

따라서 카일라스는 생명을 잉태하기에 모든 종교는 이곳에선 하나가 된다. 수많은 순례자가 카일라스 수행 길에서 죽었고 죽은 자의 영혼은 구원받고 육신은 돌탑 위에 올려져 새먹이가 되고 유골은 흙으로 돌아간다. 카일라스 가는 길에 수많은 돌더미와 뒹구는 뼈조각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고산준령 설산에서 진주처럼 박혀 빛을 내는 카일라스는 지구촌 모든 사람이 동경하는 천국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일라스를 정복한 사람은 없었고 순례자는 쓸쓸하게 죽어 유골은 흘러서 룹쿤드 호수에 쌓였다. 이들은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과 종교 전쟁으로 죽은 사람과 수행 길에 눈 폭풍을 맞아 죽은 사람들의 유골이 떠밀려 호수 밑에 쌓인 것이다. 구원받은 영혼은 카일라스 천상에 오르고 육신은 히말라야 새들의 먹이가 되거나 썩어서 거름이 되어 고산 평원을 살찌운다. 죽어도 살아생전에 카일라스에 한번 가보려는 것은 그곳에 삶의 진리가 있기 때문이고 영생을 구원받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서 죽어 생명을 기르는 거름의 희생이었다

 

[김용필]

KBS 교육방송극작가

한국소설가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마포 지부 회장

문공부 우수도서선정(화엄경)

한국소설작가상(대하소설-연해주 전5)

김용필 danmoon@hanmail.net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4.26 10:27 수정 2021.04.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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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