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암 투병 끝에 어제(7일) 숨졌다. 향년 50세. 유 전 감독의 별세하면서 애도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 8일 인천 구단에 따르면 유 전 감독은 어제 오후 7시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사망했다.
유 전 감독은 인천 사령탑에 있던 지난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그는 아픈 가운데서도 지독한 책임감으로 벤치를 지키며 인천의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꼭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고인은 이후 많은 이들의 응원 속 투병에 힘썼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유상철 전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장례 이틀째인 8일 김남일 성남FC 감독과 허정무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이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황보관 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전달수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이기형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고정운 김포FC 감독 등을 비롯해 전날 조문을 했던 김병지 축구협회 부회장도 다시 빈소를 찾았다.
축구계 외에도 유 전 감독이 마지막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만큼, 박남춘 인천시장도 찾아와 유가족을 위로했다.
정오께 조문을 온 정몽규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이었던 유 감독의 일로 전 축구계가 슬퍼하고 있다"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늘 필요한 곳에서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준 데 대해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6개월 전에 건강이 어떤지 물었다. 당시에는 금방 축구계로 돌아올 듯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하고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잘 지내시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축구협회 차원에서 고인을 예우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장례 방법 등도 유가족과 상의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도 조문객들의 발길은 줄을 이었다.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포함한 프로연맹 관계자들과 K리그1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지난해 은퇴한 '러이언킹' 이동국, 전 테니스 선수 이형택 등이 빈소를 찾았다.
FC서울의 박주영, 인천의 정산, 김도혁 등 현역 선수들도 조문을 마쳤다.
김상식 감독은 "한국 축구계 큰 별이 졌다"며 애도했고, 이동국도 "부고를 듣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슬픔을 나눴다.
이동국은 "좋은 곳으로 가시도록 인사를 드리러 왔다. 그곳에서는 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잘 계셨으면 좋겠다"며 "항상 밝은 선배였다. 장난도 많이 치고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 많이 줬던 분으로 기억한다. 후배로서 상철이형 같은 인성을 가진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팬들도 하나둘씩 유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오후 출근 전 잠시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는 정모(29)씨는 "2002 한일월드컵을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오게 됐다. TV 등에서 많이 회복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렇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유 전 감독의 빈소에는 수십 개의 근조 화환이 늘어서 빈소 앞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인천의 조성환 감독, 강원FC의 김병수 감독, 이영표 강원 대표이사 등이 조화를 보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과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올림픽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프로축구 구단들과 구단 서포터즈 등도 화환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