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코스미안은 틀을 깨는 예술가다

이태상

 

2021728일 뉴욕판 중앙일보 오피니언 [잠망경] 칼럼 하늘에 사람이 나르샤에서 서량 정신과 의사이며 시인은 이렇게 단정한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논리가 아니라 직관에 의지한다는 면에서 예술에 가깝다. 단적으로 말해서 소통은 예술이다. 예술가들의 특권이 기존체제의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풍조를 일으키는 데 있다.”

 

제일 먼저 나 자신에게 감사한다.” 이 말은 2002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과거가 없는 남자’(The Man Without a Past)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Aki Kaurismaki)의 아마도 역사상 가장 짧고 솔직한 수상소감이다.

 

2002년 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선 우리나라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醉畵仙)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요즘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년ㆍ노년층은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세대 대학생들까지 각종 스트레스로 우울증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앞에 인용한 말대로 우리 모두 무엇보다 각자 자기 자신에게 감사할 일이 아니랴. ‘취화선이 머슴 출신으로 그림을 잘 그려 궁정화가로 출세하지만 다 박차고 다만 그림에 신들려 방랑하는 환장이 신선이 된 조선조 말 장승업(張承業)의 이야기라면 우리도 각자대로 자기 자신에게 신들린 취아선’(醉我仙)이 되어보자는 말이다.

 

자고로 이란 그리움이 준 말, 절절한 숨 기()가 절로 응축된 것이라 할 것 같으면 그렇게 그리는 그림이나 글이란 인생이란 종이나 화폭에 이란 붓으로 사랑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그리고 쓰는 것이 아니랴.

 

사랑’ ‘죽음’ ‘가슴’ ‘눈물그리고 안녕이란 다섯 단어만 알면 오페라를 이해할 수 있다고 그 누군가가 일찍이 말했듯이 진정 노래란 목소리 손짓과 발짓으로 부르는 것이라기보다 넋소리, 몸짓, 마음 짓으로 가슴 뛰는 대로부르는 것이라면 이것은 미치도록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그리고 쓰는 그림아니 사랑의 숨숨소리’, '삶의 노래이리라.

 

하기는 사람마다 다 제 잘난 멋과 맛에 산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 만한 것 같다. 이 세상에 태어나기 열 달 전부터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치열한 생존경쟁 끝에 엄마 뱃속에 수태했으며 태어난 후 지금껏 풍진세상 그야말로 고해(苦海)와 같은 인생풍파 다 겪으면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영어로 말하자면 sink or swim)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용하고 장한 일 아니더냐. 그렇다면 그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먼저 감축할 수밖에.

 

그래서 나는 어려서부터 유달리 수선화 피우는 낙으로 살아왔나 보다. 연못 속에 비친 제 모습에 반한 나머지 그 연못에 빠져 죽은 미소년이 그 연못가에 수선화로 피어났다는 전설처럼.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 수선화라 하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 코스모스가 가을에 가는 곳마다 길가에 하늘하늘 피도록 수선화부터 이 지구 땅덩어리 연못가에 많이많이 피고 지고 해야 하리라.

 

2019년말 경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역병()으로 온 지구촌이 유령 마을 (Ghost Town)로 변해 사람들의 사회활동이 거의 멈추고 집안에 격리되다 보니 옛날 우리 조상 원시인들이 동굴 속에 살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그때는 몸 성한 남자들은 산과 들로 사냥 나가고 여자들은 먹을 식량을 위해 밭농사나 열매 채집하러 외출하면 동굴 속에 남아있는 병약자(病弱者)들은 무료(無聊)함을 달래느라 동굴 벽에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새겼다지만, 이제 현대인들에게 그동안 외부 바깥세상으로만 팔던 정신을 내면으로 돌려 각자 우주 속의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의를 성찰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어라.

 

왜 그렇게 사니? 미련 곰탱아

 

2015625일자 한국일보 오피니언 페이지 좌측 하단에 실린 사진 한 장 속 입석조형물에 붙어 있는 포스터 같은 문구였다. 그 앞엔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땅바닥에 돗자리 같은 매트를 깔고 뭔가가 담긴 검은 비닐 주머니들 사이에 비스듬하게 앉아 앞에는 큰 함지박에 여러 가지 떡을 놓고 있다. 그 바로 옆엔 벗어 놓은 슬리퍼 같은 신발 한 켤레가 놓여 있는데, 이 사진 밑에 아주머니, 자리 잘못 잡으신 듯이란 사진 설명 캡션(caption)을 류효진 멀티미디어부 기자가 달아 놓은 것이었다.

 

이 문구 왜 그렇게 사니? 미련 곰탱아를 이제 와선 이렇게 좀 바꿔봐야 하리라. ‘그동안 왜 그렇게 살았니? 미련 곰탱아

 

우리 모두 단군 할아버지와 곰 할머니의 후손이라면 이와 같은 지탄을 받아 마땅하리라. 예부터 '()'라 하는 것은 도가 아니고 '진리'라 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하듯이, '정도(正道)'도 없고 '공식(公式)'이란 것도 공식이 되는 순간 더 이상 공식이 될 수 없으리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미 컴퓨터 업계의 3인자로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역시 대학 중퇴자다. 이들 모두가 대학이란 동굴 박스에 들어갔다가 그 틀을 박차고 나온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 각자가 전무후무(前無後無)하고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 이 세상에 태어난 유니크한 존재들이라면 모든 틀을 깨고 벗어나 우리 내면의 우주 속으로 깊이 들어가 아름다운 코스모스의 푸른 창공으로 자유롭게 날아볼거나. 국가와 민족, 인종과 성별, 종교와 이념, 직업과 계층, 또는 학벌이나 지방색, 심지어는 가족이라는 인연의 사슬까지도 끊어, 모든 틀을 다 깨부수고 말이어라.

 

어쩜 이것이 바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주는 엄중한 지상명령 사회적인 거리 두기 (멀리하기)’의 최후통첩 (ULTIMATUM)이라는 숨은 메시지(Hidden Message)가 아닐까.

 

2015년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 있다. ‘토이 스토리시리즈, ‘니모를 찾아서’, ‘-E’,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만든 픽사의 작품으로, 2009으로 노인의 이루지 못한 꿈과 소년의 부푸는 꿈을 수천 개의 풍선을 달고 날아다니는 집으로 형상화해 극찬을 받은 피터 닥터(Peter Hans Docter 1968 - ) 감독이 연출한 것이다.

 

내 딸이 11살 때였어요. 굉장히 엉뚱하고, 창의적이며, 쾌활한 성격의 아이였는데 이 아이가 갑자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로 바뀌더라고요. 그때 생각한 거죠. 내 딸의 머릿속에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하고요. ‘인사이드 아웃은 이런 감정들(내 아이 머릿속/가슴속 감정들을) 의인화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2015626일 서울 성동구 한 극장에서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이 감정을 공유하고, 관계를 쌓아가면서 더 풍성해지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힌 닥터 감독의 말이다.

 

이 영화에서 다룬 기쁨, 슬픔, 분노, 반항, 경계심, 5가지 감정 중에서도 특히 슬픔의 중요성을 그는 강조했다.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 슬픔은 인간이 서로에게 의지하게 하며 공동체 의식을 살아나게 하는 감정이다란 설명이었다.

 

우리 뇌가 과거 기억을 편집한다고 하듯이 우리가 감지하는 현실이란 것도 편집되는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선별해서 우리가 감지하게 되는 현실을 편집할 수 있지 않을까. 몇 년 전 표절 시비에 휘말린 신경숙 작가는 필사(筆寫)로 문학수업을 했다는데, 2015년에 출간된 고두현 시인의 마음 필사란 책이 있다.

 

잡다한 감정 중에서 어떤 감정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우리 각자의 현실도 달라지는 것이리라. 예를 들어 여름 바캉스 계절을 맞아 시원한 바닷가나 경치 좋은 산장으로 휴가를 간다고 하자. 가는 길에 또는 행선지에 도착해서 유쾌한 일도 불쾌한 일도 겪게 되겠지만 어떤 일에 마음 쓰느냐에 따라 우리 여행 자체가 즐겁거나 그렇지 못한 것이 될 수 있다. 우리 '마음 필사'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현실을 편집하게 되는 것이리라.

 

우리 생각 좀 해보면 모든 것이 대조적이고 상대적이 아닌가. 어둠이 있어 빛이 있고, 슬픔이 있어 기쁨이 있으며 죽음이 있어 삶이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전자(前者)에 집착할 때 지옥이 되고 후자(後者)에 치중할 때 천당이 되는 것이리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7.31 10:26 수정 2021.08.0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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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