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의 직론직설] 코로나19 정국, 어디로 가나

이봉수 논설주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들로 김포공항이 북적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름 휴가 절정기는 전통적으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무더위가 가장 심할 때이다. 올해도 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약 20만 명이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자유를 빼앗긴 사람들이 이제 코로나19 정도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실제로 코로나19에 걸려도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은 죽을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눈치챈 것 같다.


2019년에 중국 무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때 비교적 통계를 정확하게 작성하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치명률은 한때 15%를 넘어섰던 적이 있다. 이후 온갖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으나 전세계 평균 치명률은 3일 오후 현재 2.13%로 떨어졌다. 의료 인프라가 우수한 우리나라는 1.04% 수준이다.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무증상 환자를 감안하면 실제 치명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수준이면 건강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 군의 수치라고 할 수 있는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가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19 치명률의 실상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방부는 7월 31일 청해부대 34진 확진자 272명 중 265명은 임상적 판단에 따라퇴원했다고 밝혔다. 완치 판정을 못 받은 7명도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29명은 전원 음성으로 판명이 나서 8월 3일 격리가 해제되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건장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군인들이 빠른 시간 내에 모두 완쾌된 것은 정부의 일방적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시사하는 바 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고 그 전파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치명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머지 않은 장래에 독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를 간파한 영국은 지난 7월 19일부터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폐하고 코로나19와 함께 살기로 정책을 바꾸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치명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영국과 같은 선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전히 폐지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을 살펴보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수도권의  만원 버스와 지하철은 괜찮고 저녁 6시 이후 택시는 3명 이상 탈 수 없다. 6시만 넘으면 모든 식당에 3명 이상 모일 수도 없다.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미스크를 벗어도 되고 일반인이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지하철에서 내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과학적 기준도 없고 명확한 잣대도 없는 것이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확한 통계수치로 코로나19의 실질적 위험도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일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손봐야 할 시점이 되었다. 초기 백신 확보에 실패하고 지금도 약속한 도입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정부가 모든 책임을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떠넘기고 찔끔찔끔 재난 지원금이나 주는 정책은 더 이상 국민들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 검사 수를 늘리면 확진자가 증가한다는 것도 이제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방역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봉수 기자
작성 2021.08.03 12:11 수정 2021.08.03 20:01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봉수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