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백두산 천지에서

백두산 천지에서

 


요동 반도를 호령했던

고구려 땅

송강하(松江河) 벌판에는

한민족의 영혼이 깃든

자작나무 숲이 무성하고

 

천지로 오르는 서파(西坡) 길은

노란 금매화가 언덕을 덮은

야생화의 천상화원




1442번째 마지막 계단은

하늘과 맞닿은 곳

 

사방이 컴컴하고

매서운 추위와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이내

운해 흩어지고

햇빛 쏟아져 내리니

영롱한 물빛의 천지

보일 듯 말 듯

 


천지의 물결이

신비의 색깔 띠면서

무수히 바뀌고

남은 구름 바람에 흩어져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니

곧 한민족이니라

 

단군의 개국신화가 깃든 곳

한민족 역사의 시원지

민족의 영원한 성산에

실경산수화가

병풍처럼 에워싸고

 


지평선 끝까지

장쾌하게 펼쳐진

금강 대협곡은

호기롭기 그지없고

옥수경림(玉水瓊林)이 모여 있는

여기가 바로 신역(神域)이 아니던가



!

슬프다

천지 너머

갈 수 없는

북녘땅 장군봉은 아련하고

 

백두에서 남녘 끝

두류(頭流) 지리까지

흘러내린

백두대간(白頭大幹)

뉴질랜드 탐험가 세퍼드가

우리보다 먼저 종주했으니

 

쓰레기 같은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고구려가 중국이 되고

백두산이 장백산이 되고

 

5호 경계비 옆에서

한국인들 동태만 살피는

서슬 퍼런 중국 공안

 


서글픔을 억누르며

내려오는 언덕에는

무심한 야생화만 가득한데

 

이제

서러움 떨쳐내고

남녘땅 지리 천왕봉에서

백두대간 따라

백두산 장군봉에 오를

그날을 꿈꾸며 살자.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여계봉 기자
작성 2021.08.20 10:50 수정 2021.08.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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